[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후배들이다. 나도 대학축구 선수를 해봤다. 아쉽게 꿈을 펼치지 못하는 선수를 줄이고 싶다는 마음에 하는 것이다."
대학축구 디렉터를 맡은 '반지의 제왕' 안정환 한국대학축구연맹 '유니브 프로(UNIV PRO)' 총괄 디렉터의 말이다. 한국대학축구연맹(회장 박한동)은 최근 안정환을 유니브 프로의 총괄 디렉터로 공식 선임했다. 그는 운영, 전략, 브랜딩, 홍보를 포함한 유니브 프로 전반을 총괄한다. 대학축구 리브랜딩과 엘리트 선수 인큐베이팅 시스템 구축에 앞장설 예정이다. 유니브 프로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연령별 대학 상비군 훈련과 국제 트라이아웃 및 대회 참가, 프로 계약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포함될 예정이다.
안정환 디렉터는 대학생이던 1997년 처음으로 한국 축구 A대표팀에 합류했다. 이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한 획을 그었다. 특히 이탈리아와의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전 '골든골'은 한국 축구의 명장면으로 남았다. 그는 선수 은퇴 뒤 방송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일월드컵 '4강 멤버' 중 사실상 유일하게 지도자 혹은 행정가로 적을 두지 않았다. 그렇다고 축구에 대한 관심까지 접은 건 아니었다. 그는 한국프로축구연맹 홍보대사, 20세 이하 월드컵 홍보대사 등으로 현장을 누볐다. 해설위원으로도 활발하게 활약하고 있다. 박한동 대학축구연맹 회장, 임중용 전 인천 유나이티드 단장, 이을용 경남FC 감독, 이정효 광주FC 감독 등 이른바 '75동기'와 꾸준히 소통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1976년 1월생인 안정환이 대학축구 디렉터로 변신한 배경에도 이와 같은 이유가 있다.
그는 24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방송만 하는 줄 안다. 알아주지 않아도 된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능력 안에서 꾸준히 하고 있었다"며 "(대학축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은 하고 있었다. 내 후배들이다. 나도 대학축구 (선수) 해봤다. (대학축구 관련) 의견을 냈는데 그런 부분에서 (박한동 회장과) 맞는 코드가 있었다. 요청이 왔기에 충분히 도울 수 있다고 했다. 안타까운 부분도 있었다. 프로, 해외진출 등 길이 있지만 확률적으로 높지 않다. 중간에 포기하는 선수가 너무 많다. 더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아쉽게 꿈을 펼치지 못하는 선수를 줄이고 싶다는 마음에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대학축구가 많이 어렵다. 현실적으로 유니브 프로를 하는 것만도 어렵다. 재정적으로도 그렇다. 협찬도 많지 않은 것 같다"며 "많은 얘기를 하고 있다. 더 많은 대화를 해야한다. 여러가지 하고 싶은 게 있다. 동남아 등 다른 리그로 나가서 자신의 꿈을 펼치는 선수가 많다. 그런 기회를 잡게 하는 것도 대학축구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힘들어하는 청춘도 많다. 그런 걸 줄이고 싶다. 그 이후에는 더 많은 '장'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박한동 회장은 "대학축구의 새로운 출발점에서 안 디렉터만한 적임자는 없다. 대학축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다시 한번 부흥을 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안 디렉터는 오는 7월 2일 강원 태백에서 열리는 제61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을 찾을 예정이다. 그는 "대회 개막에 맞춰서 가려고 한다. 감독님들과 얘기도 나눌 예정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대학축구를 확실하게 내 눈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여러가지 많이 만들어보고 싶다. 주위에서 힘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제 시작 단계다. 부딪히는 게 많다. 같이,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