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의 강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기아 MPV 카니발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국내 기준 중형 SUV인 쏘렌토와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의 뒤를 이어 3위 판매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판매량은 6651대로 2위인 팰리세이드가출시된 지 1년도 안 된 신차임을 감안한다면 카니발이 상당히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이외에북미 시장을적극 공략하고 있는 카니발을 해외 자동차 매체 오토블로그에서 시승했다. 북미 최고 인기 모델인 시에나 대비 장단점은 무엇인지 파악에 나섰다. 십 대 시절만 해도미니밴을 얼마나 싫어했는지,미니밴은 거대하고 영혼이 없고 매력적이지 않다고 느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자동차를 좋아했던 부모였지만 지금은 지루하고 즐거움보다 실용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미니밴을 운전합니다"고 소리치는 것 같았다. 당시 어린 나는 "절대 앞으로 미니밴을 사지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 생각을 흔든 건 2025년형 기아 카니발 SX 프레스티지 하이브리드를 직접 운전해보고 나서다.그 전에 토요타 시에나를 시승하면서는 과거 편견이 좀 더 확고해졌었다.시에나는 차체가 크고 운전하기 불편했다. 실내 디자인은 부족했고시야 확보도 어려웠다.
기아 카니발은 일단스타일에 매료되었다. 큰 창문, 투톤 인테리어, 펑키한 무광 블랙 휠, 그리고 SUV 느낌이 나는 특유의 스타일까지 확실했다.첫눈에 반했고, 아이들을 태우고 차도에서 후진으로 빠져나온 후20초 만에 "바로 이 차로 바꿔야겠어"라고 말할 만큼 마음에 들었다.
현재 북미에는 기아 카니발, 혼다 오딧세이, 토요타 시에나, 크라이슬러 퍼시피카까지네 종류의 미니밴만 남아 있다.가격은 모두 3만 달러(약 4080만원) 후반대에서 5만 달러(약 6800만원) 중반대까지 다양하다.
가장 비싼 차는 토요타 시에나 모델이다.우리가 시승한 플래티넘 AWD HEV 모델의 권장 소비자가는 7만 달러(약 9530만원)에 몇 백 달러가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토요타와 기아는 HEV로, 퍼시피카는 PHEV로 구성할 수 있다.오딧세이는 하이브리드나 AWD 선택이 불가능한 유일한차종이다. 카니발 역시 하이브리드로 구매할 수 있지만 AWD는 불가능하다.카니발 전륜구동 하이브리드 모델인 SX 프레스티지가격은 5만5505달러(약 7560만원)를 조금 넘었다.
1.6리터 터보 4기통 대신 V6 엔진과 전기 모터를 탑재한 가솔린 모델의 가격은3만8235달러(약 5200만원)에서 5만2335달러(약 7120만원) 사이이다. 가장 비싼 시에나는 기술 면에서도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카니발은 듀얼 스크린 구성을 가지고 있다. 스티어링 휠 뒤의 스크린에는 디지털 게이지가 표시되고 전력 분배, 내비게이션 또는 여행 요약을 표시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 앞서 나가는데다 가성비가 좋고고급스럽게 느껴졌다. SX 프레스티지 하이브리드에는 'VIP 라운지 시트'도 장착되어 있다.
발판이 있는 안락한 의자다. 3열을 사용하지 않을 때 2열 뒤의 화물 공간은 시에나보다 훨씬 크다.기아 카니발은3열 뒤의 화물 공간을 비교할 때 4차종 중 1위를 차지한다.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
시에나는3열이 무척 불편했다. 에어컨 송풍구, 컵 홀더, 충전 포트가 있었지만 3열 창문은 끔찍했다.앞좌석이 꽤 높아서 3열에 앉아야 하는 사람들의 시야가 제한되었다.
카니발3열은 2열만큼 편안했다. 자체 선쉐이드, 충전 포트, 컵 홀더, 에어컨 송풍구가 있을 만큼 창문이 컸다. 3열에도 선루프가있었다.장거리 여행을 하면서 3열 승객이 멀미를 느낀다면 2열 선루프를 열어 빛과 공기를 들어오게 할 수 있었다.
레그룸은 거의 비슷했다. 두 미니밴 모두 2열 시트를 레일을 따라 움직여 레그룸을 넓힐 수 있다.또한, 두 모델 모두 2열 시트를 접고 틸팅이 가능해카시트를 고정한 상태에서도 3열에 쉽게 탑승할 수 있었다.
시트를 접으면 3열 시트가 바닥에 평평하게 닿아 2열 뒤쪽 공간이 넓어졌다.옵션으로 제공되는 카고 매트를 사용하면 모든 공간이 더욱 넓어 보인다. 곳곳에 수납공간이 많으데다실내는 전체적으로 매우 세련된 느낌이다. 네이비 블루와 오프 화이트 가죽 시트 조합이 돋보였다.
밝은 실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블랙 앤 탄, 탄 앤 화이트, 또는 올 블랙 색상도 선택할 수 있다.조금 더 투자하면 앰비언트 라이트 옵션도 가능하다. 휠은 어떤 트림을 선택하든하이브리드 엔진 대신 V6 엔진을 선택하든 상관없이 독특하다. 경쟁 차량인 시에나휠은 다소 지루한 모습이다.
기아가 카니발을 전통적인 미니밴보다 SUV처럼 보이도록 의도적으로 만들었지만 차체 롤과 기울기가 심하지 않고 단단했다.대형 미니밴이라기보다는 스바루 포레스터나 토요타 라브4 같은 중형 SUV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시에나가 실제 크기만큼 크게 느껴진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속도로에서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외하고는 운전을 즐기기가 매우 어려웠다.기아 카니발도매우 부드러웠고, 하이브리드는 전륜구동인 덕분에 연비가 16.15km/l를 훌쩍 넘어섰다.
주행 모드는 일반, 에코, 스포츠, 스마트까지 조절이 가능하다.스마트 모드는 운전 방식에 따라 사용 가능한 주행 모드를 자동으로 전환한다.기아는 효율성을 우선시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어 보통 일반 모드와 에코 모드를 번갈아 사용한다.
더 뉴 카니발
또한 차폭이 꽤 넓어서 전복 위험은 거의 없어보인다.카니발은 AWD 옵션이 없는 것이 큰 단점이지만 솔직히 말해서 꼭 필요한 옵션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겨울에 전용 스노 타이어나 스터드가 달린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하면 그만이다.
시에나는 넓은 공간, 다재다능함, 그리고 다양한기능성 덕분에 아이들이 태어난 후 미니밴을 사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하지만 카니발은 사람들이 미니밴을 운전하고 소유하는 것의 즐거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가격 면에서는 카니발의5만 5천 달러(약 7480만원)는 상당히 비싸지만 시에나6만 9천 달러(약9380만원)보다는 훨씬 저렴하다.게다가 우리가 좋아하고 계속 갖고 싶어 했던 기능들이 훨씬 더 많았다.탈착식 시트, 넉넉한 적재 공간, 그리고 조수석 뷰까지지금까지 리뷰한 차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차 중 하나였다.
북미 시장은 미니밴의 원조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그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이 토요타 시에나다. 기아 카니발은 하이브리드가 더해지면서 국내는 물론 북미에서의 평가도 올라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차세대 고출력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을 개발 중인 만큼 향후 카니발의 발전 방향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송문철 에디터 mc.song@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