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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레전드' 기성용이 직접 밝힌 포항 이적 이유 "FC서울 참 사랑하지만, 선수로 더 뛰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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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서울 레전드' 기성용(36)이 진심을 꾹꾹 눌러담은 입장문으로 서울팬에게 작별을 고했다.

기성용은 서울 퇴단이 확정된 25일 늦은 밤,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심경을 토로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기성용은 향후 김기동 서울 감독의 구상에서 제외되었다는 통보를 받고 선수로서 더 뛰고 싶다는 열망으로 2006년부터 2009년, 2020년부터 현재까지 대략 8년간 함께한 서울과 이별을 택했다.

기성용은 팀을 떠나게 된 배경부터 설명했다. "얼마 전,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앞으로 팀의 계획에 내가 없다는 것을 듣게 됐다. 이제 '은퇴해야하는 시점이구나' 생각하게 되어서 그러면 은퇴하겠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렸고 감독님께서 제 뜻을 존중한다고 했다"라며 "그런데 가족들, 그리고 제가 믿고 의지하는 축구인들이 아직은 선수로써 충분히 더 할 수 있다고 만류했고 혼란속에 며칠 냉정히 저를 들여다 보게 되었다. 그리고 아직은 충분히 더 뛸 수 있으며 더 뛰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단 몇 분을 뛰더라도 뛰고 싶은 이 마음을, 억지로 사그러뜨리는 것이 선수로서 참 괴롭고 힘들었다"라고 적었다.

이어 "물론 노장으로서 이것이 내 욕심인 걸까 깊이 고민도 했다. 그런데 내 마음에만 집중했을 때 '뛰고 싶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이기적일지 모르지만 가장 제 솔직한 마음인 것 같다. 선수로써의 마지막을 이렇게 무기력하게 끝내기보단 기회가 된다면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를 누비고 좋은 모습으로 은퇴하는 것이 팬들에 대한 보답이라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기성용은 과거 국가대표팀에서 선수와 수석코치로 인연을 맺은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포항행을 앞두고 있다. 서울과 계약을 해지한 후 포항으로 FA 이적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기성용은 "구단에 내 마음을 말씀드리고 나를 필요로하는 팀을 기다리고 있을 때, 포항 박태하 감독님께서 가장 먼저 선뜻 내가 필요하다고 연락을 주셨고, 이적을 결정하게 되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품어주신 박태하 감독님께도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고백했다.

새로운 도전을 앞둔 기성용이 홀가분하게 떠날 수 없는 이유는 동고동락한 동료들과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내준 서울팬이었다. 기성용은 "갑작스러운 소식에 많이 놀라실거고 받아들이기 힘드시리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서울이 아닌 곳에서의 선수 생활은 단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어, 나도 아직 이 상황이 낯설기만 하다. 서울 팬 분들을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아프고 아직도 잠이 잘 오지 않는다. 내가 부족해서 이런 상황이 온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 뿐"이라며 ""부디 내 결정을 이해해 주시고 축구선수로써 남은 시간 모든 것 쏟아붓고 행복하게 축구하는 모습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시길 감히 부탁드려 본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아울러 "FC서울은 내 고향이자, 내 자존심이기도 하다. 나만큼 이 팀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만큼 이 팀에 집착했고 이곳에서 마지막을 불태우고 싶었고 참 사랑했다. 지금껏 함께했던 동료들과 서울 팬들이 내 인생엔 잊을 수 없을만큼 소중했고 또 소중하다. 깊은 애정과 응원으로 늘 나를 일으켜 주었던 여러분들의 그 사랑은 늘 감동이었다. 나 또한 여러분들을 향한 마음만은 변치않을 것을 약속드리고 영원히 가슴에 담아 가져가겠다. 앞으로도 우리 선수들 많이 응원해 주시고 힘이 되어달라"라는 당부로 글을 끝맺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