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 스윙으로 어떻게 메이저리그에서 14개 홈런을 친 거지?
키움 히어로즈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야심차게 데려온 단기 대체 외국인 타자 스톤 때문이다.
'외인 농사 맛집'이었던 키움의 2025 시즌은 처참하다. 호기롭게 다른 팀이 선택하지 않는 타자 2명 카드를 꺼내들었다. 푸이그, 카디네스에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할 투수 로젠버그까지 외국인 선수 구성을 새롭게 했다. 지난해 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로 거듭난 후라도, 헤이수스를 포기하면서까지 내린 선택이라 많은 주목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폭망'이다. 100만달러 연봉을 보장받은 푸이그는 일찌감치 퇴출됐다. 카디네스는 시즌 초반 엄청난 활약을 하다 출산 휴가를 다녀온 후 상승세가 꺾였다. 그리고 팔꿈치 부상까지 당해 장기 휴업중이다. 로젠버그도 고질이던 고관절 문제가 터졌는데, 키움은 완전 교체를 생각하고 있다. 그나마 로젠버그의 단기 대체로 데려온 웰스가 25일 KIA 타이거즈와의 데뷔전에서 '희망투'를 보여준게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그런데 카디네스의 대체 선수로 데려온 스톤만 보면 키움 구성원 모두 한숨만 나온다. 스톤은 25일 KIA전에 5번-우익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 삼진 2개로 침묵했다. 9회에는 수비에서 어이없는 포구 실수까지 저질러 상대 쐐기점 획득의 빌미를 제공했다.
타자가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성적이 안나올 수도 있지만, 심각한 건 스톤의 스윙은 도저히 공을 맞히지도 못할 것 같다는 점이다. 지나가는 공과, 나오는 방망이 사이 차이가 너무 크다보니 그냥 막 휘두르는 느낌까지 준다. 경기를 중계한 SPOTV 이동현 해설위원도 "간극이 너무 크다"며 안타까워 했을 정도다. 22일 한화 이글스전은 상대 에이스 폰세를 만났는데, 오죽하면 "폰세 공이 미트에 들어간 다음 스윙을 하더라"는 웃지 못할 농담까지 나오기도 했다.
키움도 그냥 데려온 선수가 아니다. 기록과 활약 영상 등을 꼼꼼히 체크했다. 메이저리그에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시즌 118경기를 뛰며 14홈런을 쳤으니, 말도 안되는 실력을 가진 선수는 아니라는 건 확실하다. 외형은 힘이 엄청나 보이고, 스윙도 파워풀하다.
하지만 키움 유니폼을 입고 있는 지금 그의 모습에서는, 메이저리그에서 홈런은 커녕 17일 SSG 랜더스전 멀티히트는 도대체 어떻게 친 건지 의심이 될 정도다. 35타수 5안타 타율 1할4푼3리. 홈런이 없는데, 더 골치 아픈 건 2루타조차도 없다는 것이다.
외국인 타자니 기용하지 않을 수도, 중심 타선에 배치하지 않을 수도 없다. 그런데 스톤 타석에서 흐름이 다 끊어지니 홍원기 감독 입장에서도 머리가 아플 듯 하다. 지금 모습이면 차라리 다른 국내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게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장타를 친 커리어가 있고, 낯선 환경에서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그냥 빼고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특히 다른 팀과 비교해 타선 장타력이 허약한 키움의 처지를 생각하면 말이다. 과연 홍 감독은 '스톤 난제'를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 일단 장타 하나가 빠르게 나오기를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는 듯 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