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힛 포 더 사이클. 타자들의 로망이다.
KBO리그에서 32차례 나온 대기록. 3개를 치고 딱 1개 모자라 무산되는 경우가 수두룩 하다.
25일 대구에서도 아쉬운 케이스가 나왔다. 삼성 라이온즈 박병호였다.
한화전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박병호의 방망이는 경기 초반부터 뜨거웠다. 단 4회까지 세 타석 만에 2루타-홈런-안타를 뽑아냈다.
사이클링 히트에 대한 기대감이 잠깐 부풀었던 순간. 하지만 기대감은 이내 꺼졌다.
타자가 박병호였기 때문이다. 통산 418홈런으로 최정 이승엽에 이어 KBO리그 전체 3위, 현역 2위를 달리고 있는 대표적 슬러거. 하지만 3루타는 영 자신이 없다. 1749경기를 뛰는 동안 통산 3루타는 5개가 전부다.
경기 후 중계 인터뷰에서 KBSN 장성호 해설위원이 '진짜 3루타 의식 안했느냐'고 묻자 박병호는 단호하게 "안했어요"라며 고개를 저으며 "가능성이 없습니다"라고 자포자기 했다.
그럴 만도 하다. 박병호의 마지막 3루타는 무려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7월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KIA전에서 5회 문경찬을 상대로 우월 3루타를 날렸다. 이후 무려 3639일 동안 3루타가 없었던 셈이다.
'통산 홈런 5개'란 말을 건네들은 박병호는 "생각보다 많네요"라며 머쓱하게 웃었다. '2015년 이후 3루타가 없다'는 이야기에는 "미국에서 뛸 때(2016년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 큰 구장에서 하나 쳐봤다"며 웃었다.
통상 거포는 스피드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호타준족도 있다. 통상 사이클링히트는 3루타를 칠 수 있는 빠른 발을 가진 거포에게서 나올 확률이 높다. 지난해 내추럴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한 김도영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발이 느린 거포도 사례가 없는 건 아니다. 두산 포수 양의지는 NC 시절이던 지난 2021년 4월29일 대구 삼성전에서 대기록을 달성했다.
가장 난코스인 3루타가 먼저 나왔다.
선발 백정현으로부터 3루타 안타 홈런을 차례로 뽑아낸 양의지는 7회 심창민으로부터 좌중월 2루타로 힛 포 더 사이클을 완성했다. 양의지의 통산 3루타는 11개다.
통산 홈런 10걸 중 박병호는 최소 3루타를 기록중인 선수. 박병호와 함께 유일하게 한자리 수 3루타를 기록한 선수는 이대호(6개)다.
비록 대기록은 자신의 예감대로 무산됐지만 표정은 환해졌다. 2군까지 다녀오는 부상과 부진을 털고 전성기 타격감을 되찾으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한화전에서 특급 선발 와이스를 공략해 3안타 1홈런 2타점을 기록한 박병호는 최근 4게임에서 0.583의 타율과 5홈런 12타점으로 폭발하며 삼성 타선을 이끌고 있다. 53홈런과 한시즌 최다인 146타점으로 전성기였던 2015년 시즌 박병호에 도전하고 있는 팀 동료 디아즈(75경기 27홈런, 80타점)보다 뜨거운 요즘이다. 삼성 박진만 감독도 "지금은 디아즈보다 박병호의 홈런 페이스가 더 매섭다. 자기 타이밍에 공이 맞고 있어 타율도 오를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디아즈 박병호로 이어지는 좌-우 쌍포. '홈런 공장' 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을 상대해야 하는 팀들로선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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