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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월드컵 현장 결산]"일본이나 우리, 격차 많이 느껴져" 김판곤 감독도 인정한 세계 축구의 벽…조현우 '희망'에도 3전 전패→갈 길 먼 韓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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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미국)=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3전 전패, 세계 축구의 벽은 높았다. 울산 HD의 2025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여정이 끝났다.

출발부터 낙뢰 예보로 킥오프 시간이 무려 65분 연기됐다.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공)는 '1승 제물'이 아니었다. 첫 패의 멍에를 안았다. 브라질의 강호 플루미넨시에는 이변의 문턱까지 갔다.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전반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서툰 경기 운영과 결정력, 뒷심 부족으로 후반 내리 3골을 허용하며 2대4로 패했고,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울산은 26일(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TQL 스타디움에서 독일의 강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F조 최종전을 치렀다. '유종의 미'를 바랐다.

하지만 현실은 가혹했다. 골키퍼 조현우 덕에 0대1, 한 골차로 눈물을 흘린 것이 다행이었다. 울산은 전반 단 1개의 슈팅을 기록하지 못하는 졸전을 펼쳤다. 전반전 슈팅수는 20대0, 유효슈팅수는 8대0으로 도르트문트의 압도적인 공세였다. 후반 전력을 재정비했지만 100m를 11초대 주파하는 준족 엄원상이 왼쪽 어깨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공격의 동력이 없었다. 이날 슈팅수 3대28, 유효슈팅수는 3대9로 절대 열세였다. 유효 슈팅 가운데 조현우의 선방 횟수는 무려 8회였다. 유럽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인 세루 기라시(도르트문트)가 탄식할 정도였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결산 인터뷰에서 "격차를 느낄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승점을 올리지 못한 부분에 대해선 "송구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아직은 우리가 클럽 월드컵에 나와서 경쟁할 수 있는 전력을 잘 갖췄느냐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클럽 월드컵에서 겨룰려면 전력적으로 더 보강이 돼야 경쟁할 수 있다. 아시아에선 사우디의 알 힐랄 정도만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일본이나 우리나 갭이 많이 느껴졌다"고 털어놓았다. 김 감독은 "아시아 챔피언이 돼야 이 대회에 다시 참가할 수 있다. 구단이 앞으로 얼마나 전략적인 구상을 세워야될지 그런 점들을 고민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조의 우라와 레즈도 이날 3연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가장 아쉬웠던 경기는 플루미넨시전이었다. 김 감독은 "잡았다고도 생각이 됐다. 그러나 경험도 그렇고, 견뎌낼 수 있는 힘이 부족했다. 너무 쉽게 동점골을 내준 상황이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실패는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 그는 "선수들이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스스로 도전의식도 가졌을 것이다. 어떤 선수는 자신감, 어떤 선수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가졌을 것"이라며 "감독으로서도 큰 대회에서 팀을 운영, 지도해 본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구단도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얻은 게 많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선수들도 만감이 교차했다. '캡틴' 김영권은 "선수들이 고생한 것에 비해서 결과가 안 나온 것 같아 아쉽다"면서 "개인적인 퀄리티 차이가 많이 났던 것 같다. K리그의 경쟁력을 더 키워야 될 것 같다. 다만 조금 더 공격적으로 했었더라면 골은 더 나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조현우는 선방 비결에 대해 "경기를 편하게 즐겼다. 공이 많이 날아올 거라는 예상을 했다. 즐기면서 경기했기 때문에 좋은 선방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희망이 더 컸다. "많이 행복했고, 그래도 이렇게 선수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좋은 팀들과 경기하는 건 우리에게 큰 영광이었고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

이제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홍명보호의 시간이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이 1년 후 열린다. 김 감독은 "잔디가 상당히 인조잔디처럼 짧고, 미끄러지는 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지 계산을 해봐야 될 것 같다. 상당히 더운 날씨도 고려해봐야 한다"며 "낙뢰에 따른 경기 중단시 그 시간을 얼마나 잘 매니지먼트할 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축구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기적 또한 우연이 될 수 없다. 울산 선수단은 28일 귀국한다. 신시내티(미국)=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