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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본 실력인가' 의심하는 상대팀, 3루수가 그렇게 나오다니, '이정후 시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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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이 정도면 슬럼프가 아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또 무안타에 그치면서 타율 2할5푼대도 무너졌다.

이정후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레이트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 3연전 첫 경기에 6번 중견수로 출전,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밥 멜빈 감독이 선발 라인업을 경기 끝까지 밀고 나간 가운데 팀내에서 유일하게 1루를 밟지 못한 타자가 이정후다. 6월 들어 타석에 들어선 21경기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0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다. 극심한 타격 부진이다.

0-1로 뒤진 2회초 1사후 첫 타석에서 상대 우완 애런 시발리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6구째 90.8마일 높은 직구를 끌어당겨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1-1 동점이던 4회에는 선두타자로 나가 3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볼카운트 1B1S에서 시발리의 어깨 높이로 날아든 88마일 높은 커터를 체크스윙하다 빗맞으면서 2-3루 사이에 전진수비를 하고 있던 3루수 조시 로하스 앞으로 흘렀다. 타구속도는 불과 61마일이었다.

로하스가 유격수 위치도 아니고 전진해서 마운드 근처에 섰다는 것은 일종의 '이정후 시프트'다. 이정후의 타격 컨디션을 화이트삭스가 제대로 파악하고 경기에 나섰다는 얘기가 된다. 메이저리그에서 참으로 보기 드문 시프트다.

1-1의 균형이 이어지던 6회 무사 1루서는 볼카운트 2B2S에서 좌완 타일러 알렉산더의 90.5마일 몸쪽 직구를 받아쳤으나, 빗맞으면서 중견수 앞으로 높이 떴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아웃된 뒤 크리스티안 코스의 중전안타로 만든 1사 1,2루에서 패트릭 베일리가 우측으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려 무리하게 잡으려던 우익수 라이언 노다의 글러브를 지나 펜스까지 굴러가는 3루타를 터뜨리며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여 3-1로 리드를 잡았다.

이정후는 8회 선두타자로 나가 왼손 타일러 길버트의 3구째 가운데 높은 81마.2일 스위퍼를 잘 받아쳤으나, 좌중간에서 잡혔다. 발사각 34도, 타구속도 96.4마일의 하드히트였지만, 중견수 테일러가 왼쪽으로 움직여 여유있게 잡아냈다.

이로써 이정후는 타율 0.248(298타수 74안타), 출루율 0.318, 장타율 0.406, OPS 0.724를 마크했다. 6홈런, 34타점, 46득점, 29볼넷, 36삼진은 그대로다.

이날 현재 규정타석을 넘긴 양 리그 타자 159명 중 타율이 99위로 중간 이하로 추락했다. 샌프란시스코 팀 타율(0.232)보다는 1푼3리가 높지만, 메이저리그 전체 타율 0.245(8만2587타수 2만240안타)에는 불과 3리차로 비슷해졌다. OPS도 전체 0.714보다 0.01이 높을 뿐이다. 다시 말해 4월 한달 간 톱클래스를 유지하던 이정후의 타격 실력이 메이저리그의 평균이 됐다는 소리다.

6월 타율은 0.162(74타수 12안타)로 159명 중 151위다. 5월 타율은 0.231(108타수 25안타)이었고, 3~4월엔 29경기에서 0.319(116타수 37안타), OPS 0.901을 쳤던 이정후가 6월 이후 급하락했다고 보면 된다.

빗맞힌 타구가 많고, 잘 맞더라도 야수 정면이 태반이라 운도 따르지 않는다. 분석을 마친 상대팀의 수비 시프트도 이정후가 뚫기 어려운 방애물로 작용한다.

이정후의 부진에도 샌프란시스코는 3대1로 이겨 3연패를 끊고 45승37패를 마크, 이틀 만에 NL 서부지구 2위로 올라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