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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혜성, 2루를 맡아다오!' 타율 0.372 LAD 김혜성 5경기 만에 출전, 캔자스시티전 8번-2루수 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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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LA다저스 내야에 '혜성'이 떴다.

감독의 외면 속에 벤치에서 '참을 인(忍)'자만 읊조리던 김혜성(LA다저스)이 드디어 5경기 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타순은 8번, 수비 위치는 주 전공이라 할 수 있는 2루수다.

LA다저스는 29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상대로 2025 메이저리그(MLB) 인터리그 원정경기를 치른다. 원정 3연전 중 두 번째 경기다. LA다저스는 전날 첫 판에서는 오타니 쇼헤이의 1회 선두타자 홈런과 맥스 먼시의 2회 투런포 등을 앞세워 5대4로 승리하며 5연승을 질주했다.

첫 판을 승리로 이끈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날 원정 2차전 때는 라인업에 다소 변화를 줬다. 이날은 오타니의 투수 복귀 세 번째 경기다. 선발로 예고되긴 했지만, 아직은 처음에 나와 짧은 이닝을 던지는 '오프너'로서 마운드에 나설 예정이다. 첫 두 번의 등판에서 모두 1이닝씩 던진 오타니는 이날은 상황에 따라 2이닝까지도 맡을 가능성이 있다.

5연승 중이라는 점, 그리고 오타니의 선발 경기라는 점을 감안해 로버츠 감독은 전날과 크게 바뀐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일단 오타니(투수)-무키 베츠(유격수) 테이블세터진은 전날과 동일하다. 3번으로 프레디 프리먼(1루수)이 돌아왔다. 4번은 전날 2점 홈런을 친 먼시가 맡았다. 그 뒤로 테오 에르난데스(우익수)-앤디 파헤스(중견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김혜성(2루수)-달튼 러싱(포수) 순이다. 전날과 타순이 같은 선수는 오타니, 베츠, 파헤스 뿐이다. 나머지는 다 재배치됐다.

김혜성 역시 이런 변화 속에 8번 2루수로 선발 기회를 얻었다. 발목상태가 좋지 못한 토미 에드먼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유틸리티 플레이어(백업)' 김혜성이 나선 셈이다.

이로써 김혜성은 지난 23일 워싱턴전(4타수 1안타 1득점) 이후 5경기 만에 선발 기회를 얻었다. 그 사이에는 26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 경기 9회말 대수비로 나온 게 전부였다. 이로 인해 로버츠 감독이 한창 타격감이 올라와 있는 김혜성에게 너무 기회를 적게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5월 4일 메이저리그에 콜업된 김혜성은 이후 35경기에 나와 타율 0.372(78타수 29안타) 2홈런 12타점 15득점 6도루에 OPS 0.948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100타석에도 못 미치는 적은 표본이지만, 분명한 건 타석에서 위축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 때문에 김혜성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은 철저히 플래툰 시스템 속에서 김혜성의 선발 기용여부를 결정했다. 그러다 나중에는 상대 선발이 오른손 투수일 때도 김혜성을 벤치에 대기시켰다. 에드먼과 콘포토, 파헤스 등이 주전으로 꾸준히 나갔다.

이런 방식은 결국 로버츠 감독이 애초부터 김혜성의 캐릭터를 주전이 아닌 백업으로만 여기고 있다는 뜻이다. 애초부터 LA다저스 프런트가 김혜성을 영입했을 때부터 설정해놓은 역할이다.

로버츠 감독의 이런 방식에 대해 딱히 비난할 수는 없다. 선수의 몸값과, 누적 데이터에 따른 기대성적에 정확히 맞춰 운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런 방식을 통해 압도적인 호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LA다저스는 28일까지 5연승을 질주하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독주체제를 굳혔다. 2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무려 6.5경기 차이가 난다. 승률 또한 0.627(52승31패)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그래서 로버츠 감독의 기용방식에 누구도 토를 달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에는 김혜성 스스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부각시키는 수 밖에 없다. 대수비로 나올 때는 힘들다. 대신 이렇게 가끔 씩이라도 얻게되는 선발 출전 기회에서 확실한 임팩트를 보여주는 게 효과적이다. 그러면서 점점 입지를 넓혀간다면 로버츠 감독도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밖에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