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어썸킴' 김하성(30)이 불의의 부상에서 빠르게 회복했다.
부상자명단(IL)에서 풀리자 마자 선발라인업에 돌아와 첫 타석부터 호쾌한 스윙으로 안타를 날리며 건강함을 입증했다. 부상 부위였던 허리는 완전히 회복된 듯 하다. 굳건한 허리 부위 코어근육에서 시작된 강하고 빠른 힙턴이 좋은 타구의 원동력이 됐다.
김하성은 2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조지 M. 스타인브레너 필드에서 열리는 LA다저스와의 인터리그 홈경기에 2번 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7월 2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이후 11일 만의 복귀전이다.
딱 IL 기간 10일을 채우고 돌아왔다. 김하성은 22일 화이트삭스전 때 2루 도루를 하는 과정에서 허리 근육을 삐끗했다. 결국 경기 중 교체되면서 몸 상태에 대한 우려를 남겼다. 처음에는 금세 회복될 듯 했는데, 예상보다 통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탬파베이는 7월 26일 김하성을 10일짜리 IL에 넣었다고 공식발표했다. 대신 IL 등재일은 23일로 소급적용했다. 10일을 다 채우면 2일 LA다저스전에 복귀할 수 있는 스케줄이다. 단, 부상 회복이 더디다면 기간이 연장될 수도 있었다.
다행히 김하성은 10일의 휴식과 치료로 허리 통증을 극복했다. 곧바로 2일 다저스전에 선발 유격수로 돌아왔다. 그리고 첫 타석부터 호쾌한 안타까지 날렸다. 스윙 과정에서 허리가 힘차게 돌아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100% 치료된 것이다.
김하성은 1회말 1사 후 첫 타석에 나왔다. 다저스 베테랑 좌완 선발 클레이튼 커쇼를 상대했다. 초구 바깥쪽 포심 스트라이크를 지켜봤다. 2구와 3구째는 볼. 존 아래와 위로 크게 벗어났다.
커쇼는 4구째 슬라이더를 김하성의 몸쪽 낮은 코스로 던졌다. 우타자가 잘 치기 어렵다. 쳐도 범타가 나오는 커쇼의 필살기다. 하지만 전성기의 구위에는 미치지 못했다. 떨어지는 각이 다소 밋밋했다. 그래도 낮게 제구됐다.
까다로운 공이다. 배트 스피드에 타격 기술이 있어야 안타를 칠 수 있다. 김하성은 이런 기술과 신체 능력을 다 갖췄다. 빠르고 강한 힙턴을 바탕으로 몸쪽 낮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겼다. 88.8마일의 스피드를 기록한 타구는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한 다저스 유격수 옆을 스쳐 좌익수 앞으로 흘러갔다. 김하성은 깔끔한 안타로 1루를 밟았다.
하지만 후속타선의 침묵으로 득점하지는 못했다. 김하성은 2루 도루도 자제했다. 부상 재발이 우려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타석에서 힘찬 스윙을 보여준 김하성은 수비에서도 상대의 안타를 막아내는 빼어난 호수비 장면을 보여줬다.
0-2로 뒤지던 3회초 다저스 선두타자 무키 베츠의 타구가 3-유간으로 빠르게 굴러갔다. 3루수 쪽으로 좀더 치우친 깊은 타구였다. 안타가 될 법 했다.
그러나 김하성은 빠르게 이 타구를 쫓아가 잡아내더니 몸을 돌려 1루를 향해 강하게 송구했다. 건강한 코어 근육에서 시작된 회전력을 손끝으로 전달해 공을 강하게 잡아채 스피드를 끌어올렸다.
김하성의 송구는 정확히 1루수 미트에 들어갔고, 전력 질주한 베츠를 간발의 차이로 잡아냈다. 2023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유틸리티) 수상자다운 호수비였다. 경기초반 공수에서의 좋은 모습으로 김하성은 간강함을 완전히 입증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