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등골이 오싹했다."
5회부터 지켜온 리드가 9회초 2아웃에 날아갈 뻔했다. 홈런성 타구가 아슬아슬하게 파울이 됐다. 맞는 순간에는 여지없이 '동점 홈런'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조성환 두산 베어스 감독대행은 3일 잠실에서 열리는 2025 KBO리그 SSG 랜더스전에 앞서 전날 경기 아찔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두산은 2일 잠실 SSG전 5대4로 가까스로 승리했다. 선발 잭로그가 5이닝 4실점으로 내려갔다. 5-4로 1점 앞선 6회부터 구원투수들이 총출동했다. 박치국 1이닝, 이영하 ⅔이닝, 박정수 ⅓이닝, 고효준 ⅓이닝, 박신지 ⅓이닝, 김택연 1⅓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9회초 2사 후 김택연과 SSG 최정의 승부가 백미였다. 최정은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의 슬러거. 올해 리그 역사상 최초로 500홈런을 돌파한 거포다.
2스트라이크 2볼에서 김택연이 슬라이더 유인구를 던졌다. 최정이 참아내면서 풀카운트가 됐다.
김택연은 151km 패스트볼을 택했다. 최정이 기다렸다는 듯이 쾅! 하고 쳐냈다. 타구는 총알 같이 담장 밖으로 비행했다. 잠실구장 좌측 폴대 훨씬 위로 날아갔다. 국내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잠실구장 밖으로 넘어갔다. 장외 파울홈런이었다.
김택연은 물러서지 않았다. 7구째 또 패스트볼을 택했다. 최정은 또 좋은 타이밍에 때렸다. 이번에도 잠실구장 좌측 외야 관중석 최상단에 떨어진 초대형 타구가 나왔다. 하지만 또 파울이었다.
두산으로서는 가슴이 철렁한 장면이었다.
김택연은 8구째 슬라이더로 승부했다. 최정에게 유격수 땅볼을 이끌어내 마침표를 찍었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최정 선수한테 등골이 오싹했다. 큰 타구를 허용하고 그 다음 공을 또 패스트볼을 선택했다. 나는 오히려 김택연이 강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의 공을 믿고 던지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최정 선수는 정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무시무시한 타자라는 생각도 새삼 들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잠실=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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