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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광숙아 행복해라!"…'독수리 5형제' 엄지원, 성공적인 첫 주말극 완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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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엄지원(47)이 많은 이들의 사랑 속에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의 마광숙을 훌훌 떠나보냈다.

3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극본 구현숙, 연출 최상열 이진아)는 오랜 전통의 양조장 독수리술도가의 개성 만점 5형제와 결혼 열흘 만에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졸지에 가장이 된 맏형수가 빚어내는 가족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최고 시청률 21.9%(닐슨코리아 집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엄지원은 시완우체국 창구계장에서 독수리술도가의 주인이 된 마광숙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엄지원은 "매번 20대~40대 시청자 분들만 알아보셨는데, 처음으로 어르신 분들까지 알아봐 주셨다"며 "드라마 방영 중에 식당에 가면 더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셔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기쁜 마음을 표했다.

특히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는 당초 50부작으로 기획됐지만, 높은 인기에 힘입어 4회차가 연장되기도 했다. 엄지원은 "모든 배우, 스태프들의 동의를 얻어서 (연장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잘해서 연장까지 갈 수 있었다는 거니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지원은 작품에 합류하게 된 계기에 대해 "처음에 대본을 8개 받아봤을 때 너무 재밌게 읽었다. 대본을 보자마자 마광숙이란 캐릭터를 잘 그려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밝고 씩씩한 캐릭터를 만나게 돼 마음이 많이 끌리더라"라며 "배우 생활 20년 넘게 하면서, 부모님이 좋아하실 만한 작품을 한 번도 못했는데, 배우인 딸이 부모님에게 드릴 수 있는 선물 같은 작품이었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본 부모님의 반응을 묻자 엄지원은 "제가 출연한 모든 작품 통틀어 가장 좋아하셨다. 저를 볼 때마다 '마대표~ 피곤하지'하고 말씀하셨고, 재방, 삼방, 사방까지 다 챙겨보셨다. 이제 드라마가 끝났다고 하니, 우울감을 느끼시는 단계"라고 웃으며 말했다.

첫 KBS 주말극 주연작인 만큼, 시청률에 대한 부담감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엄지원은 "아침에 일어나서 시청률을 확인하는 게 힘들더라. 매일 촬영이니까, 새벽 5시쯤 일어나서 촬영장에 가면 7시쯤 닐슨코리아에서 시청률이 나왔다. 약간 시험 쳤을 때 성적표가 나오는 기분이었다. 이걸 열어볼 때마다 심장이 괴로운 느낌을 많이 받았다. '잘 나왔다'이게 아니라, '뭐지? 어떡하지?' 이런 기분이었다. 시청률이 잘 나오면 좋은데, 안 나오면 '뭐가 또 잘 못 됐을까'하고 생각을 하게 되니까, 매주 성적표를 받아보는 기분이 들었다"고 밝혔다.

극 중 LX호텔의 회장 한동석을 연기한 안재욱과는 따뜻한 중년의 로맨스를 그렸다. 엄지원은 "재욱 선배와 호흡이 너무 좋았다. 서로 다음 작품에서 만나자고 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며 "저희는 현실에 안주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뭐라도 더 해보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항상 재욱 선배와 '뭔가 부족하지 않아? 빠진 게 없나?' 하면서 보완점을 더 찾으려고 했다"고 전했다.

현장 분위기 메이커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저 아닐까요?"라고 답하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엄지원은 "시작은 시동생들과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오형제들과의 케미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엄마(박준금)와도 티키타카 친구 같은 모녀 케미를 보여주고 싶었다. 오형제 중 윤박은 '산후조리원'을 함께 촬영해서 이미 친해진 상태였고, 나머지 네 배우는 다 처음 봤다. 그래도 윤박이 있어서 단체 메신저방도 만들고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촬영 초반에는 저희끼리 술자리를 가지면서 끈끈한 우정을 다지려고 노력했다"고 부연했다.

KBS 연기대상 수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엄지원은 "시상식만 바라보고 작품을 선택한 건 아니다. 따뜻하고 밝고 스트레스 없이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그것만으로 이미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연말 시상식은 하반기 작품이 또 어떻게 되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질 것 같다. 제 운은 연말에 한 번 다시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안재욱과의 베스트커플상 수상에는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엄지원은 "베커상은 저희가 받지 않을까 싶다(웃음).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 팀에서 받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못 받아도 괜찮다"고 전했다.

엄지원은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 방영 당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가 공개되면서 시청자들의 더욱 큰 관심을 받았다. 그는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를 10개월 동안 새벽에 나가서 촬영했기 때문에 인기를 체감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간혹 그러다가 젊은 분들을 만나면 '폭싹 속았수다'를 좋아해 주셨고, 어르신 분들은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를 좋아해 주셨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엄지원은 '폭싹 속았수다'에서 애순(아이유)의 새어머니 나민옥 역을 맡아 인상 깊은 열연을 펼쳤다. 극 초반에는 애순과 갈등을 겪지만, 점차 그를 이해하고 응원하며 따뜻한 관계를 그려냈다.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에서도 갑작스럽게 가장이 된 맏형수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중장년층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엄지원은 본인만의 작품 선택 기준에 대해 "제가 느낀 감정을 시청자 분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작품을 고르는 편이다. 또 개인의 선호도가 있다 보니, 여성 서사가 강하거나 장르적 특성이 강한 작품을 고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의 모든 촬영이 끝난 후 아쉬운 점은 없는지 묻자, 엄지원은 "배우는 늘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근데 그 아쉬움이 없다면 성장도 없을 것 같다. 그저 최선을 다했다는 마음으로 '광숙아 행복하게 잘 살아라!'하고 끝냈다"고 후련함을 내비쳤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