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는 올시즌 안 맡아본 타순이 없다.
선발출전 기준으로는 8,9번을 제외한 7개 타순을 소화했다. 밥 멜빈 감독은 시즌 내내 공격이 잘 풀리지 않자 라인업을 다양하게 가동해 왔는데 슬럼프가 길어지고 컨디션이 들쭉날쭉한 이정후의 경우 타순의 이동 빈도와 폭이 컸다.
멜빈 감독은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정후를 붙박이 3번타자로 삼겠다면서 "이정후는 컨택트 히팅이 뛰어나고 출루를 많이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장타력이 부족해도 클러치 상황에서 안타를 많이 치면 된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5월 중순 3할 타율이 무너지자 이정후는 잠시 4번을 맡더니 5월 말 이후로는 4번, 3번, 2번, 1번, 6번, 7번, 5번으로 '메뚜기 이동하 듯' 옮겼다. 전날 못 치거나 상대가 좌완 선발을 내면 하위타순으로 밀리고, 전날 멀티 출루 등 맹타를 터뜨리면 리드오프로 나섰다.
그러나 최근 양상이 바뀌었다. 이정후의 타순이 7번에 고정되고 있다. 이정후는 6일 PNC파크에서 열리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 3연전 2차전에 7번 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일 뉴욕 메츠전 이후 5경기 연속 7번타자로 나서는 것이다.
멜빈 감독은 이날 엘리엇 라모스, 라파엘 데버스, 윌리 아다메스, 맷 채프먼, 도미닉 스미스, 헤라르 엔카내시온, 이정후, 패트릭 베일리, 크리스티안 코스 순으로 라인업을 내세웠다. 피츠버그 선발은 우완 마이크 버로우스다.
전날과 비교하면 1번 라모스, 2번 데버스, 3번 아다메스, 4번 채프먼, 5번 스미스, 7번 이정후, 8번 베일리 등 7명이 같은 타순이다. 전날 부상자 명단서 해제된 엔카니시온과 백업 내야수 코스가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이정후의 경우 올시즌 7번 타순에서 가장 잘 치고 있다. 전날 피츠버그전까지 최근 4경기 연속 안타를 친 것을 포함해 7번타자로 1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4(48타수 17안타), 출루율 0.415, 출루율 0.521, OPS 0.936을 마크 중이다. 비율 관련 부문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다른 타순들의 타율을 보면 1번 0.174, 2번 0.333, 3번 0.275, 4번 0.188, 5번 0.229, 6번 0.125다. 7번 타순에서 잘 치는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멜빈 감독이 이에 주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정후는 지난 4일 메츠전서 4타수 4안타 1볼넷을 올리며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4안타 및 5출루 경기를 펼쳤다. 전날 피츠버그전에서는 5회 2사 1,2루에서 우중간 꿰뚫는 3루타를 쳐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8월 들어 패스트볼과 오프스피드 구종에 대한 대처 능력이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 7번 자리에서 나타난 현상들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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