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두산 베어스가 주전 좌익수와 1루수 부재로 신음하는 순간 김민석이 존재감을 발휘했다.
김민석은 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대수비로 들어왔다가 타석에서 결승 2점 홈런을 폭발하는 스타성을 뽐냈다. 마침 김민석은 좌익수와 1루수가 모두 가능하다. 현재 두산에 딱 필요한 자원이다. 김민석에게는 엄청난 기회다.
두산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초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김민석을 영입했다. 롯데와 3대2 빅딜을 단행했다. 두산은 신인왕 출신 구원투수 정철원과 전천후 내야수 전민재를 보냈다. 즉시전력 외야수 김민석 추재현과 투수 유망주 최우인이 롯데에서 잠실로 향했다.
김민석은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개막전 리드오프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고비는 금방 찾아왔다. 개막 후 약 열흘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4월 20일 콜업됐다가 5월 8일 다시 2군행.
다행스럽게도 5월 30일부터는 계속 1군에서 생존 중이다.
두산의 현 상황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두산은 올 시즌 내내 주전 좌익수와 1루수를 찾고 있다. 총액 78억원 FA 계약을 체결한 양석환이 극도로 부진했다. 양석환은 6월 이후 2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좌익수 자리에도 확실한 주전이 돋보이지 않아서 베테랑 김재환이 지명타자 대신 수비에 나가야 했다. 그나마 그런 김재환 마저 5일 발가락 골절 부상을 당했다.
말 그대로 지금 누구든 1루나 좌익수에서 자기 역할을 해주면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실정이다. 김민석이 그 순간에 크게 한 건 해준 셈이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 김민석이 중요한 상황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쳤다. 초구부터 과감하게 방망이를 내며 팀에게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흡족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김민석은 "감독님께서 저한테 해주신 말씀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다. '민석아 라인업은 누가 적는 거야?' 물어보셨다. 제가 '감독님이 적습니다'라고 했다. 그런데 감독님은 '너가 적는 거다'라고 하셨다. 내가 그냥 잘하면 감독님이 내 이름을 쓸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다. 저를 믿어주시고 기회 많이 주시는데 어떻게든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크다"라고 다짐했다.
잠실=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