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부산고니까."
손아섭(37·한화 이글스)을 상징하는 번호는 31번이다.
2007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손아섭은 첫 3년 간은 등번호를 바꿨다. 32번, 99번, 68번을 사용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을 출전했던 2010년부터 31번 사용한 그는 이후 등번호 교체 없이 올 시즌까지 사용했다. 2021년 시즌을 마치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어 NC 다이노스로 이적했던 그의 등에는 여전히 31번이 달려있었다.
지난달 31일. 손아섭은 세번째 팀을 만났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한화가 2026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과 3억원을 NC에 보냈고, 손아섭을 영입했다.
손아섭을 상징하는 31번 등번호는 한화에 이미 주인이 있었다. 투수 정이황. 결국 손아섭은 이적 직후 34번을 받았다. 시즌 중반 방출된 외국인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달고 있던 번호였다.
부산고 12년 후배이기도 한 정이황이 먼저 손아섭에게 등번호를 양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전체 23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정이황은 아직 1군 데뷔는 없지만, 꾸준하게 퓨처스리그에서 성장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손아섭은 한화에서 만나게 된 고교 후배에게 "보답하겠다"고 했고, 정이황은 "아니다. 괜찮다"고 답을 했다.
손아섭은 '고교 후배'이기도한 정이황을 확실히 챙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손아섭은 "선물은 줄 거다. 정이황 선수와 직접 통화했고, 원하는 걸 해주기로 했다"라며 "나에게 리스트를 주기로 했다"고 했다.
'한도'는 없을까. 손아섭은 "부산고니까 알아서 눈치껏 하지 않겠나"라고 웃었다.
정이황 덕분에 손아섭은 한화에서 데뷔전을 31번으로 할 수 있었다. 지난 7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된 그는 8회 대타로 출전해 홈구장에서 첫 타석을 소화할 수 있었다. 결과도 볼넷. 이후 선발로 나온 8일과 9일 LG전에서도 모두 안타를 때려내면서 한화의 31번으로서 조금씩 녹아들기 시작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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