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번' 유니폼으로 가득 찬 관중석이 물결쳤다. 프랜차이즈 역사상 첫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들, 특히 돌아온 슈퍼스타를 향한 팬들의 뜨거운 함성이 터져나왔다.
12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다이킨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기.
휴스턴에 역사상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안긴 '1번'의 주인공, 카를로스 코레아가 트레이드로 돌아온 뒤 첫 홈경기였다. 월드시리즈 2회 우승의 주역 알렉스 브레그먼이 보스턴 이적 후 갖는 첫 휴스턴 원정경기이기도 했다.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은 휴스턴에겐 1962년 창단 후 55년만에 맞은 프랜차이즈 역사상 첫 우승이었다. 이들은 휴스턴의 원클럽맨으로 남은 호세 알투베와 함께 우승의 주역이자 이해 우승 트로피에 얼룩진 사인 훔치기 논란의 주인공들이다.
1회말 보스턴의 2번타자가 등장하자 홈팬들의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브레그먼은 2015년 입단 이래 팀의 핵심 선수로 성장했다. 지난해까지 10년간 휴스턴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고, 지난 겨울 3년 1억 2000만 달러(약 1667억원)에 보스턴 유니폼을 입었다. 브레그먼이 뛰는 동안 휴스턴은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7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진출, 4번의 월드시리즈 진출, 2번의 우승을 달성했다.
이날 휴스턴은 경기시작 전 브레그먼의 휴스턴 시절을 기념하는 영상을 방송해 팬들의 가슴을 찡하게 했다. 브레그먼은 MLB닷컴 등 현지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어젯밤에 오자마자 왓어버거(텍사스 햄버거 브랜드)를 먹고 휴스턴에 왔다는 실감이 났다. 휴스턴은 내게 좋은 추억으로 가득한 곳이다. 특히 월드시리즈 우승은 특별하다. 모두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영원히 사랑한다"며 뜨거운 속내를 고백했다.
감정은 감정, 일은 일이다. 브레그먼은 이날 1회초 공격에서 선제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코레아였다.
코레아는 2017년 우승 후 2022시즌을 앞두고 3년 1억 530만 달러(약 1437억원)에 미네소타 트윈스로 이적했다. 1년만에 옵트아웃한 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뉴욕 메츠와 각각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가 모두 메디컬테스트에서 결렬, 결국 미네소타와 6년 2억 달러(약 2778억원)에 재계약한 바 있다.
하지만 코레아는 지난 1일 투수 맷 미쿨스키와의 트레이드로 다시 휴스턴 유니폼을 입었고, 이후 보스턴-마이애미 말린스-뉴욕 양키스 원정을 거쳐 이날이 복귀 후 첫 홈경기였다.
코레아는 "다시 이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휴스턴 팬들 앞에서 다시 뛸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 나 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모두 좋아하고 있다. 기분 좋은 열흘이었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휴스턴은 3회말 코레아의 적시타 포함 3득점 하며 승부를 뒤집었고, 4~5회에도 2점을 추가하며 앞서나갔다. 보스턴은 7회초 4득점을 따내며 맹추격했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휴스턴의 7대6 승리로 끝났다. 휴스턴은 올해도 역시 아메리칸리그의 강자임을 증명하며 서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다.
경기 후 코레아는 "다이킨파크의 터널을 휴스턴 선수로서 다시 걷게돼 정말 행복하다. 내가 메이저리거가 되겠다는 꿈을 이룬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라 소름이 돋았다"고 했다.
코레아의 적시타 때 관중석은 불꽃처럼 환호했다. 이날 코레아의 유니폼 차림으로 현장을 찾은 아내와 두 아들도 무척 감격스러워 했다.
코레아는 "휴스턴으로 돌아간다는 말에 아이들이 정말 기뻐했다. 또 트레이드 직후 열흘간 원정경기의 연속이었는데, 휴스턴에 도착하고 보니 아내가 미네소타에서 모든 짐을 챙겨 보내줬더라. 휴스턴에 도착했을 땐 모든 것이 예전 그대로였다. 내 인생에 2번째 기회가 온 것도 가족 덕분"이라며 "이제 새로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때"라고 다짐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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