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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해킹 바닥 찍고 신뢰 회복…이례적 혜택 확대, 노력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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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가입자 순감세가 멈췄다. 지난 4월 해킹 사고 이후 7월까지 72만명 이상 가입자가 빠져나갔지만, 8월 들어 가입자 수가 늘기 시작했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8월 들어 일요일을 제외한 9영업일 기준으로 번호이동을 통한 가입자가 증가한 날이 5일로 감소한 날인 4일간보다 많았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의 신규 가입 고객의 수도 일 평균 약 4500명으로,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많은 수준을 보였다. 해킹 사고 이후 빨 빠른 고객 보상안 및 보안 강화 대책을 내놓는 등 노력에 떨어졌던 고객 신뢰도가 바닥을 찍고 회복세를 보인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5년간 70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 시행 및 연말까지 5000억원 규모로 요금 할인, 50GB 데이터, 멤버십 할인 등을 제공하는 고객 감사 패키지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기술?거버넌스의 세 축을 중심으로 한 중장기 대책 일환으로 사고 수습을 넘어 근본적인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해킹 사고에도 불구하고 믿고 기다려준 고객에게 감사의 마음도 담아 이통업계 1위로서 고객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반응은 긍정적이다. 우선 온라인상에서 해킹 사고 이후 비난 일색이던 여론의 분위기가 바뀌었따. 통신 서비스 고관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SK텔레콤이 제공하는 '고객 감사 패키지'나 '복귀 고객 혜택 원복' 등을 잘 활용할 수 있는 팁 등이 공유되고 있다. 8월부터 매월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50GB의 데이터를 활용해 통신비를 아끼거나, 위약금 면제 기간에 번호이동 한 고객이 다시 SK텔레콤으로 옮겨 T 멤버십 할인 혜택을 받는 방법 등이다.

과거 타 통신사의 해킹 사례와 비교되는 파격적인 보상 혜택인 만큼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의 고객 감사 패키지는 2000만명 이상 전 고객 대상, 요금 감면과 대규모 데이터 제공 등 실질적 혜택 제공, 별도 신청 없이 자동 적용된다는 점 등 크게 3가지 측면에서 타사의 과거 해킹 시 보상 정책과 차이를 보인다.

KT는 2012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누적 약 2000만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지만, 발생한 피해가 없다는 이유로 고객 보상을 발표하지 않았다. LG유플러스는 2023년 개인정보 유출 사고 당시 월 550원 상당의 스팸차단알리미 유료 부가서비스를 무상 제공하는 데 그쳤다.

반면 SK텔레콤은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2차 피해 발생은 없지만 해킹발생 후 위약금을 내고 번호이동 한 고객 대상으로는 7월 중순까지 위약금 환급 신청을 받기도 했었다. 위약금 면제뿐 아니라 고객 감사 패키지 내용인 요금 감면이나 대규모 데이터 제공, 주요 제휴사 멤버십 50% 이상 할인 제공은 고객의 체감 혜택을 높인다.

8월 한 달 제공되는 50% 요금 감면은 상한 금액이 없다. 5G 요금제 중 최고가인 5GX 플래티넘 고객의 경우 월정액 12만5000원에서 6만원 이상 한 달 통신비를 절약하게 된다. 고객 한 명당 2만원 할인으로 계산해도 SKT에서 부담하는 비용은 총 4000억원에 달한다. SK텔레콤은 지난 6일 진행된 실적 발표에서 고객 감사 패키지 중 요금 감면이 재무적 영향이 가장 크다고도 밝힌 이유다.

매달 50GB 데이터 제공도 장장 5개월동안 제공되어 실질적인 체감 효과가 클 것이라는 반응이다. 고가요금제 고객들은 이 기간 저가 요금제로 일시 하향할 수 있어 매달 수 만원의 통신비 절감이 가능하다.

8월부터 진행되는 스타벅스, 파리바게트, 도미노피자 등 빅(Big)3 제휴사 릴레이 할인도 실생활과 밀착된 식음료 브랜드로 구성됐고 모든 혜택을 사용하면 2만원 안팎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역대급 고객 보상과 함께 향후 5년간 약 7000억원을 정보보호 강화에 투자하며 원점에서 철저하게 정보보호 체계를 개선하며 보안이 강한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의 고객 감사 패키지는 보상 범위와 기간, 실질적 혜택에서 과거 사례와 비교해 기업이 아닌 이용자 중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ICT가 생활 전반에 자리 잡고 있어 관련 기업 어디에서나 해킹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SK텔레콤의 고객 보상안 및 보안 강화 대책은 업계의 새로운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