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싸박이 선제골 넣고 김은중 감독에게 코코넛 세리머니를 바친 이유.'
김은중 수원FC 감독이 11~12호골을 몰아치며 울산전 4대2 승리를 이끈 '원톱' 싸박의 활약에 미소 지었다.
수원FC는 16일 오후 8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하나은행 K리그1 26라운드 울산과의 홈경기에서 싸박의 멀티골, 윌리안의 페널티킥골, 노경호의 쐐기골에 힘입어 4대2로 승리했다. 울산을 2주만에 다시 잡아내며 리그 9위로 올라섰다. 최근 6경기에서 5승1패를 기록하며 강등권에서 탈출했다.
경기 후 싸박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날 전반 1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린 싸박은 미리 준비해둔 코코넛을 들고 김은중 감독을 향해 달렸다. 이 장면에 대해 김 감독은 "싸박은 덩치가 크지만 아기같다. 밀당을 잘하고 있다. 오늘 골 세리머니 때 내게 코코넛을 내민 이유는 집에서 싸박이 코코넛을 먹으려고 하는데 잘 안깨지는 모습을 보고, 내가 잘 오픈이 돼있는 코코넛을 사다줬다. 오늘 그걸 준비해서 내게 주더라"며 웃었다. "싸박은 엉뚱하지만 축구에 진심이다. 오늘 부모님과 가족들이 콜롬비아에서 왔는데 가족 앞에서 더 힘을 낸 것같다"고 했다.
5경기 연속골과 함께 어느새 12호골을 기록하게 된 싸박의 리그 득점왕 가능성을 묻자 김은중 감독은 "그런 부분은 항상 조심스럽다"면서 "오늘 후반 페널티킥 상황에서 윌리안과 싸박 중 누가 차나 했다. 개인적인 골도 중요하지만 팀으로 승리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윌리안에게 차라고 지시했고 싸박이 잘 따라줬다. 그래서 멀티골까지 넣은 것같다"고 돌아봤다. "이렇게 매경기 득점해준다면 제일 높은 위치에 본인이 가 있지 않을까"라며 득점왕에 대한 기대도 조심스럽게 표했다. 아래는 김은중 수원FC감독의 승리후 일문일답 전문이다. 수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경기 소감
▶지난 경기 패배 후 홈에서 반등한 것에 있어 우리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 하지만 마지막에 실점한 것은 계속 고쳐나가야 한다. 매경기 운동장에 오셔서 응원해주시는 이재준 수원시장님께 감사드린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최순호 단장님과 구단 프런트가 저를 믿고 서포트해준 부분이 이런 효과로 나오는 것이다. 감사하다.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도록 매경기 잘 준비하겠다
-결과적으로 외국인 공격수들을 모두 선발로 내세운 것이 좋은 선택이었다
▶외국인 선수들이 공격적으로는 우리가 최대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이라 모두 투입했다.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또 연패하게 되고 또 분위기적으로 떨어질 수 있었다. 홈에서 공격적으로 준비했다. 이 부분이 맞아떨어져서 경기 결과가 좋게 나왔다.
-윌리안 교체는 부상인지.
▶경기 체력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교체했다. 22세 카드를 쓸 때는 전반 20분 지나고 투입했고 오늘은 스타팅으로 나갔는데 아직까지 완벽한 몸이 아니라서 최대한 조절했다. 부상 위험을 스스로 감지하고 조절하면서 경기하고 있다.
-싸박이 다른 선수가 됐는데.
▶달라진 것은 특별한 게 없고 K리그에 적응했다. K리그는 수비가 타이트하고 거칠면서도 어렵다. 처음에 어려움을 겪더니 요즘에는 한국 수비수들과 부딪치는 데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득점도 많이 나오는 것같다.
-싸박 득점왕 가능할까.
▶그런 부분은 항상 조심스럽다. 오늘 페널티킥 상황에서 윌리안과 싸박 중 누가 차나 했다. 개인적인 골도 중요하지만 팀으로 승리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윌리안에게 차라고 지시했다. 싸박이 잘 따라줬다. 그래서 멀티골까지 한 것같다. 이렇게 매경기 득점해준다면 제일 높은 위치에 본인이 가 있지 않을까.
-울산을 상대로 올시즌 3번 붙어 승점 7점(2승1무)을 땄다. 강한 이유는?
▶그동안 울산을 만나면 승리를 못했다. 우리 선수들이 오늘도 상대를 분석하고 준비한 대로 90% 이상 실행해줬다. 이 부분에 있어서 우리 선수들이 모든 걸 쏟아내기 때문데 승리할 수 있었다.
-후반 스피드 있는 안현범, 김경민 교체카드가 적중했고 부상에서 돌아온 노경호가 골도 넣었다. 모든 교체카드가 적중했다.
▶전반에 외국인 선수가 기술적인 경기를 이끌어갔다면 후반에 스피디한 선수들을 준비했고 그 카드 역시 우리가 준비한 대로 잘됐다. 노경호가 전북전 발목부상 이후 첫 복귀전에서 골을 넣었다. 이렇게 득점까지 하다보면 컨디션적으로 빨리 좋아질 것이다.
-싸박에 대해 어떤 말을 해주고 있는지.
▶조심스럽다. 매경기 득점하다보니까 '더 잘해라' '득점왕 할 수 있다'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싸박은 덩치가 크지만 아기같다. 밀당을 잘하고 있다. 오늘 골 세리머니 때 보셨지만 내게 코코넛을 준 것은 집에서 싸박이 코코넛을 먹으려고 하는데 잘 안깨지는 모습을 봤고, 잘 오픈이 된 것으로 사다줬다. 오늘 그걸 준비해서 내게 준것이다. 엉뚱하지만 축구에 진심이다. 오늘 부모님과 가족이 콜롬비아에서 왔는데 가족앞에서 힘을 낸 것같다.
-싸박과 윌리안, 벤치선수까지 모두 얼싸안고 좋아하던데 팀 분위기가 매우 좋은 것같다.
▶우리는 잘 아시겠지만 개인적인 선수들이 아닌 하나의 팀으로서 움직인다. 이 또한 이용 주장의 리더십 덕분이다. 선수단을 잘 이끌어주고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상위 스플릿 가능할까.
▶항상 조심스럽다. 우리는 매경기 위기고 매경기 혈투다. 6경기에서 5승1패인데 아직까지 바닥에 있다. 아직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