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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붕괴? 쳐서 이기면 되지...'최형우 5000만원포' 홈런 4방 KIA, 키움 꺾고 3연패 탈출 [광주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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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투수 없다고? 쳐서 이기면 되지.

KIA 타이거즈가 홈런포 4방을 앞세워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를 꺾었다. 지난 주말 두산 베어스 3연전 스윕패 악몽을 시원하게 날렸다.

KIA는 1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나성범-최형우-한준수-위즈덤의 홈런쇼를 앞세워 12대9로 승리했다. KIA는 이 승리로 3연패에서 탈출, 가을야구 경쟁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키움은 2연패.

사실 KIA는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두산에 충격적 3연패를 당했는데, 불펜이 붕괴 직전이었다. 마무리 정해영을 2군으로 내렸고, 대체 마무리 전상현까지 무너지며 특별한 대책이 없어 보였다. 키움전을 앞두고 이범호 감독은 "불펜 부족에 집중할 게 아니라, 경기를 넓게 보고 불펜 과부하를 줄여주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결국은 공격이 중요하다. 점수를 낼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내 불펜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작은 매우 불안했다. 선발 올러가 난조를 보였다. 1회 최주환에게 1타점 적시타, 카디네스에게 1타점 내야 땅볼을 맞았다. 대량 실점을 하지 않은게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올러의 구위와 제구는 형편 없었다.

2회에도 실점이 이어졌다. 선두 어준서의 기습번트 안타와 박주홍의 우전안타, 송성문의 중전안타로 키움이 손쉽게 1점을 더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KIA가 완전히 무너질 수 있는 타이밍에 올러가 힘을 내 임지열, 최주환, 카디네스를 범타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는 것.

그러자 3회부터 기회가 찾아왔다. 박정우와 박찬호가 키움 선발 박주성을 상대로 연속 안타를 쳐냈다. 무사 1, 3루 찬스에서 오선우의 땅볼로 1점 추격. 김선빈이 내야 땅볼로 물러났지만 최형우의 볼넷에 이어 나성범이 스리런포를 치며 경기를 뒤집었다. 나성범의 타구는 외야 펜스를 맞고 튀어나와 2루타 판정이 났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펜스를 넘어 관중석 바닥을 맞고 다시 그라운드 안으로 튀어들어왔다.

경기를 뒤집은 KIA는 4회말 완전히 승기를 가져왔다. 키움이 김선기로 투수를 바꿨는데 그게 대실패였다. 밋밋한 구위의 김선기를 만나자 KIA 타자들 방망이가 신나게 돌아갔다. 선두 한준수가 솔로포를 때려냈고 김호령의 볼넷, 박정우의 안타로 만들어진 찬스에서 박찬호가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오선우의 볼넷에 김선빈까지 적시타 대열에 합류했다.

화룡점정은 최형우. 바뀐 투수 김연주의 초구를 노려 우중월 대형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은 'KIA 홈런존'을 직격해 약 5000만원 상당의 'EV4' 전기차를 받는 행운까지 누렸다. KIA의 11-3 리드.

KIA가 불안한 건 5회 1점, 6회 2점, 7회 1점 계속해서 점수를 내줬다. 5이닝을 채운 올러에 이어 등판한 불펜들이 모두 불안했다. 하지만 다행이었던 건 6회 위즈덤이 승리에 쐐기를 박는 홈런을 때렸다는 점. 그렇게 안심하고 경기 후반을 운영할 수 있었다. 특히 8회초 조상우가 연속 이닝 실점을 막아주는 1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준 게 분위기상 컸다. 키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렸다.

KIA는 마지막 9회 최지민을 올려 경기를 끝냈다. 상대 좌타 라인을 막기 위해, 5점차에도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겠다는 의지였는데, 2사 후 박주홍과 송성문에게 연속 솔로홈런을 맞은 건 옥에티. 여기에 송성문 타구를 따라가던 좌익수 이창진이 다치는 불상사까지 발생했다. 이창진은 곧바로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KIA 선발 올러는 5이닝 9안타 4볼넷 4실점으로 매우 부진했지만 타선 지원 속에 행운의 승리를 따냈다. 시즌 9승4패. 키움은 박주성, 김선기, 김연주 5선발 경쟁 선수들을 모두 투입했지만 전원 좋지 않은 경기력으로 실망을 안겼다.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