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내가 갖고 있는 베스트를 보여주진 못한 것 같지만…"
2경기 연속 무실점 쾌투. 연패에 몰린 상대 타자들의 간절함을 역이용한 영리한 투구가 돋보였다.
농담처럼 꺼낸 '우승청부사'라는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성급하지만 벌써부터 대체 외국인 투수의 성공사례로 남을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LG는 19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대2로 승리하며 롯데를 9연패 늪으로 몰아넣었다. 점수는 5대2였지만, 시종일관 LG가 흐름을 리드한 경기였다. 톨허스트는 6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2승째를 따냈다.
경기 후 만난 톨허스트는 "데뷔전에 비해 내 베스트를 보여주진 못했지만, 팀이 승리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준 것 같아 만족한다"며 미소지었다.
이날 최고 153㎞에 달하는 직구에 컷패스트볼, 스플리터, 커브의 조화가 훌륭했다. 특히 뚝 떨어지는 스플리터가 포수와 타자 공히 깜짝 놀랄 만큼 낮은쪽 존에 꾸준히 걸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톨허스트의 스플리터는 올시즌 도중 익힌 것. 빅리그 경험은 없지만, 이를 통해 미국 무대에서 급성장한 기량을 뽐낸 점이 LG 스카우트진의 눈에 들어 한국에 오게 된 케이스다.
특히 이날 거듭 절묘하게 ABS(자동볼판정시스템) 스트라이크존 아래쪽에 꽂힌 스플리터가 본인도 신기했던 모양. 그는 "오늘 스플리터가 잘 들어갔다. 포수(박동원)의 사인이었는데, 중요한 상황마다 보더라인에 꽂혔다. 운이 좋았다"며 웃었다.
"트리플A보다 한국 타자들의 스윙이 더 공격적이다. 내겐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앞으로도 좋은 결과를 내고자 노력하겠다."
두번의 2사 만루 위기를 극복하는 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특히 2회에는 톨허스트 자신의 실책도 겹쳤는데, 흔들리지 않는 멘털을 과시했다.
톨허스트는 "나한테 한박자 더 굴러오기를 기다렸어야하는데, 마음이 급했다"면서도 "최대한 빨리 잊어버리고 다음 타자를 상대하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톨허스트로선 홈팬들과는 첫 만남이었다. 이날 잠실은 총 2만3750장의 티켓이 오후 6시15분부로 매진됐다. 올해 LG의 33번째 홈경기 매진이다.
"팬들의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 뜨거운 응원 덕분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더욱 기쁘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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