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아스널은 어떻게 에베레치 에제 하이재킹에 성공했나.'
'크리스탈팰리스 미드필더' 에베레치 에제가 이적설이 무성했던 토트넘이 아닌 '북런던 라이벌' 아스널로 이적한다는 속보가 전해지면서 배경을 둘러싸고 추측 및 분석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21일(한국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달 아스널의 핵심 듀오가 에제를 만난 아스널행을 설득했고, 이것이 토트넘 이적을 방해한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에제를 만나 설득한 아스널의 핵심 듀오는 미켈 아르테타 감독과 안드레아 베르타 스포츠 디렉터다. 이들은 지난달 에제를 직접 만났고 이적을 설득했지만 당시에는 이 오퍼가 성사되진 않았었다.
이후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토트넘이 에제를 강력하게 원했고 열흘간의 협상은 무난히 흘러가는 듯했다. 5500만파운드(약1034억원)에 추가옵션을 포함한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토트넘이 크리스탈팰리스 구단의 계약조건을 수용했고 에제 역시 토트넘행에 긍정적이며 개인적인 계약 조건에 합의, 계약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데일리 메일 역시 20일 오전 토트넘과 에제의 계약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아스널이 이적전쟁에 '참전'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아스널의 경우 이적 시장 초반 에제 영입에 적극성을 띠었고 에제 역시 유스 아카데미 출신으로서 아스널행을 선호했지만 빅토르 요케레스를 6300만 파운드(약 1184억원)에 영입한 후 에제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졌다. 10번 선수가 아닌 왼쪽 공격수 영입에 더 관심을 보였고, 선수단 정리가 우선이었다. 그러나 카이 하베르츠가 시즌 첫 맨유전에서 무릎을 다치며 기류가 달라졌다. 장기 결장이 불가피해지면서 대체선수 영입이 시급해졌고, 베르타 스포츠 디렉터가 다시 영입전에 가세했다. 데일리메일은 '아스널과 크리스탈팰리스의 원칙적인 합의가 마무리됐다. 아스널은 토트넘의 에베레치 에제 영입 시도를 방해하는 약 6000만파운드(약1128억원)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에제가 지난달 아스널 주요 인사들과의 회의 이후 유스 시절 뛰었던 아스널 합류를 결심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고 썼다. 첫 미팅 당시에는 이적이 성사되지 않았지만 결국 감독, 스포츠 디렉터와의 허심탄회한 만남이 치열한 이적시장에서 아스널행을 결심하게 하는 '트리거'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토트넘 역시 제임스 매디슨이 심각한 무릎 부상으로 장기 결장이 불가피해지면서 에제 영입에 적극 나섰고, 협상이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팰리스가 대체선수를 찾기 위해 움직이는 과정에서 흐름이 더뎌지자 협상 진전을 위해 '개막전 영웅' 히샬리송까지 거래에 포함하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총력전에도 불구하고 '북런던 라이벌'에 에제를 하이재킹 당한 상황. 모건 깁스-화이트 영입 실패에 이은 또 한번의 협상 실패에 토트넘 팬들의 불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캡틴 손흥민이 떠난 여름이적 시장, 온갖 루머가 무성했지만 성과가 변변치 않다. 모하메드 쿠두스, 마티스 텔, 다카이 고타가 영입의 전부다. 추가 영입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토트넘은 맨시티 윙어 사비뇨, 브렌트포드 요안 위사에게 여전히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두 구단 모두 시즌이 시작된 시점에 판매를 꺼리고 있다.
한편 에제는 아스널 이적이 유력한 상황에서도 크리스탈팰리스 동료들과 함께 훈련에 전념하고 있다. '리버풀의 타깃' 마크 게히도 함께다. 22일 오전 4시 펼쳐질 노르웨이 프레드릭스타드와의 유럽 컨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도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고별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올리버 글라스너 크리스탈팰리스 감독은 "그들은 여기 있는 동안 우리 팀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