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후반기 OPS 1위 타자. 안현민도, 양의지도, 송성문도 아니다. 바로 NC 다이노스 유격수 김주원이다.
김주원의 타격감이 뜨겁다. 김주원은 최근 2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20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NC가 1-3으로 지고있던 8회말 이닝 선두타자로 나와 배찬승을 상대로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린 그는 이튿날인 21일에도 삼성전에서 홈런을 추가했다. 7회말까지 호투중이던 헤르손 가라비토를 상대해 극적인 동점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삼성전에서 터진 홈런 2개 모두 영양가가 200점이었다. 팀이 가장 필요한 순간에, 상대 배터리와 가장 힘든 싸움을 펼치던 바로 그 시점에 김주원의 시원한 대포가 터졌다.
20일 경기에서는 패색이 짙던 NC가 김주원의 홈런으로 추격을 시작해 3대4, 턱 밑까지 추격하며 무력한 패배를 막았다. 그리고 21일 경기에서는 3-4로 지고있던 NC가 김주원의 역전 투런 홈런으로 전세를 뒤집었고, 이후 8회에 터진 서호철의 결승 투런 홈런까지 앞세워 7대5 승리할 수 있었다.
김주원은 지금 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에, 후반기 OPS 1위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김주원은 26경기에서 타율 4할1푼7리(108타수 45안타) 5홈런 17타점 8도루를 성공했다. OPS 1.173으로 리그 전체 1위다. 2위가 SSG 랜더스 기예르모 에레디아(1.164)고, 3위가 두산 베어스 양의지(1.160)다. 쟁쟁한 타자들을 모두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김주원이 더욱 대단한 점은 현재 전 경기 출장 중이라는 사실이다. 팀의 주전 유격수인데다 부동의 '리드오프'인 김주원은 체력적 부담이 엄청난 포지션이다. 수비 위치 자체도 움직임이 많고, 타석도 팀에서 가장 많이 들어선다. 그러면서도 체력이 가장 떨어질 수 있는 후반기에 이런 성적을 낸다는 것은 그가 얼마나 비시즌동안 준비를 잘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후반기에 처졌던 지난해와는 다른 양상이다.
후반기 활약을 앞세워 시즌 전체 성적도 급상승했다. 8월 월간 타율 4할2푼4리(66타수 28안타)를 기록 중인 그의 시즌 타율은 2할9푼9리. 이제 3할 진입이 코앞이고, 시즌 OPS도 0.832까지 올랐다. 전반기 부진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성적이다.
지난해 KBO리그 유격수 골든글러브는 KIA 타이거즈 박찬호와 SSG 박성한의 2파전 양상이었다. 결과는 박찬호의 승리.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김주원이 박찬호, 박성한을 제치고 치고 올라서는 모습이다. 현재 규정 타석을 채운 유격수는 박찬호 박성한 이재현 김주원 딱 4명. 그중 성적이 가장 월등한 선수는 김주원이다. 두자릿수 홈런은 김주원과 이재현(11개) 2명 뿐이고, 타율이나 OPS 등 그 외 거의 모든 부분에서 김주원이 가장 앞선다. 32개의 도루를 성공 중인 김주원은 이 부문에서도 리그 3위를 기록 중이다.
딱 하나 있다면 수비 실책. 24개의 실책으로 리그 1위. 이재현이 20실책으로 2위다. 반면 박찬호와 박성한은 14개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시즌 끝까지 지금의 타격감과 성적을 유지한다면, '장타력과 도루 능력을 겸비한 스위치 타자 유격수'라는 자신의 확실한 정체성이 골든글러브 경쟁에서도 더욱 가치있게 빛날 수밖에 없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