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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앞 번트만 계속 대도 이긴다? 치명적 약점 어떡하나 "잘 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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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본인 스스로도 잘 인지하고 있는데, 막상 경기할때 그런 상황이 나오네요."

SSG 랜더스가 올 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영입한 미치 화이트. 한국계 3세로 빅리그 경험을 가지고있는 그는 드류 앤더슨과 함께 정상급 '원투펀치'를 꾸리고 있다.

잔부상도 있었고, 승운이 다소 아쉽지만 실제 경기에서 구위로 증명해내고 있다. 19경기에서 7승4패 평균자책점 2.99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그런데 지난 2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등판 결과는 화이트에게 너무나 아쉽게 끝났다. 하루 전날(22일) SSG는 코디 폰세를 앞세운 한화를 연장 접전 끝에 1대0으로 꺾고 연승을 달렸다. SSG 입장에서는 화이트가 등판한 23일 경기까지 잡는다면, 순위 경쟁에서 훨씬 유리해지는 상황.

하지만 경기는 생각처럼 안 풀렸다. 상대 선발 황준서 공략에 실패한데다, 화이트도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핵심 장면은 7회말이었다. 3회말 문현빈에게 적시타를 맞아 0-1로 끌려가던 화이트는 비록 득점 지원은 없어도 긴 이닝을 끌어주고 있었다.

그런데 7회말 무사 1루에서 이재원의 번트 타구를 직접 잡아 1루로 던지는 과정에서 말도 안되는 악송구가 나왔다. 1사 2루가 됐어야 할 상황이 무사 2,3루로 바뀌었다. 이후 실점으로 이어졌다.

다행히 7회 무사 2,3루를 1점으로 막았지만, 8회 비슷한 장면이 또 나왔다. 이번에도 선두타자가 출루하자 한화는 다음 타자 문현빈에게 또 투수 앞 번트를 지시했고, 화이트가 이번에는 악송구는 하지 않았지만 어설프게 서두르다가 또 내야 안타가 되고 말았다. 다시 무사 1,2루가 나오자 멘털이 흔들리며 폭투와 볼넷이 이어졌고, 쐐기 2타점 적시타를 맞고 화이트가 마운드를 내려왔다. SSG는 한화와의 3연전 중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 화이트를 내고도 0대5로 완패를 당했다.

투수에게는 수비도 기본 덕목이다. 투구 이후 수비 잘하는 투수가 갖는 장점이 확실히 있다. 그런데 화이트가 이 부분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나오니, SSG도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이튿날 취재진과 만난 이숭용 감독도 "화이트가 8회말 등판을 자청했다. 바꾸려고 했는데 본인이 110구까지 던지고 싶다고 해서 올라갔다. 감독 입장에서는 고마웠다"고 8회까지 투구를 자청한 화이트에 대해 고마움을 전하면서도, 수비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이 감독은 "화이트가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한국 와서 여러번 그런 모습이 나왔다. 연습도 하고, 본인도 인지를 하고 있는데 막상 경기때 그런 모습이 나온다"면서 "미국 마이너리그에서도 번트 수비 연습을 기본적으로 많이 하는 걸로 알고 있다. 본인도 인지하고 있고, 좀 더 업그레이드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투수에게 약점이 있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상대팀들이 이제 화이트가 등판하면, 주자 출루시 무조건 투수 방면 번트를 시도해서 상대를 순식간에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먹잇감을 줘서는 안된다.

이숭용 감독도 이 부분을 걱정하면서 "우리도 상대팀이 약한 부분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공략을 하는데, 우리도 더 최대한 방어를 해야 한다. 계속 인지시키고, 코칭스태프가 얘기를 해주면서 대비를 해야 한다. 방법은 연습 뿐이다. 프로니까 연습을 계속 해서 결국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