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조언은 코치님들이 해주실테니…."
한화 이글스는 트레이드 마감일인 지난달 31일 트레이드로 손아섭(37)을 영입했다.
역대 최다 안타 기록에 3할 타율이 보장된 타자. 실력만큼은 확실했다. 한화가 기대했던 부분은 또 하나 있다. 한화는 트레이드 당시 "손아섭이 성실하고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커리어 내내 꾸준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점 역시 팀 내 젊은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에는 손아섭의 '절친' 한 명이 있다. 12살 차이 '띠 동갑'이지만, 남다른 친분을 과시하는 노시환(25)이다. 노시환과 수영초-경남고 1년 선후배 사이인 최준용(롯데)이 다리가 됐다.
손아섭과 노시환의 사이가 화제가 된 건 2023년. 손아섭이 경기 전 노시환의 춤을 보고 좋은 성적을 내자 이후 노시환이 손아섭 앞에서 춤을 추는 모습이 포착됐다. 두터운 친분이 없었다면 보지 못할 장면. 손아섭이 한화 유니폼을 입은 뒤 노시환도 손아섭을 살뜰히 챙겼다.
손아섭은 이적 후 노시환의 춤 이야기에 "같은 팀이 되고 나서는 아직 안하고 있다. 그래도 거의 밥도 항상 같이 먹고 있고, 라커룸에서도 붙어있다. (노)시환이와 보내는 시간이 많다. 춤을 떠나서 나에게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후배라 같이 있으면 즐겁다"며 "야구장에서 좋아하는 후배와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는 것도 큰 행복인 거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최근 노시환이 타격이 맞지 않을 때에도 손아섭이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긴 말은 필요 없었다. 손아섭은 "조언은 코치님께서 해주신다. 괜히 내 말 한 마디가 (노)시환이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오히려 아무렇지 않게 대한 거 같다. 장난도 많이 치고 좋은 에너지를 많이 주려고 한다. 시환이가 좋은 기분으로 경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손아섭의 이런 마음이 전달됐을까. 노시환은 24일 대전 SSG전에서 2-2 균형을 깨는 투런 홈런을 날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손아섭은 노시환 뿐 아니라 젊은 선수들에게도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상황마다 적절한 타격을 하면서 김경문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김 감독은 "달리 2500안타를 쳤겠나. 타자들에게는 (손)아섭이, 투수에게는 (류)현진이 등이 좋은 선배다. 그 선배가 어떻게 2500안타를 쳤는지 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 요즘은 유튜브가 잘 되어 있는데 그런 것보다는 야구장에서 멘토를 만들어 배울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손아섭도 팀을 거듭 강조했다. 손아섭은 "한 경기 한 경기 최대한으로 이길 수 있게 팀 플레이에 더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