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넷플릭스의 딸 배우 박규영(32)이 악바리 근성으로 완성된 킬러로 파격 변신에 나섰다.
넷플릭스 범죄 액션 영화 '사마귀'(이태성 감독, 씨앗필름 제작)에서 사마귀(임시완)의 오랜 친구이자 라이벌 킬러 신재이를 연기한 박규영. 그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사마귀'의 출연 계기부터 작품에 쏟은 노력을 고백했다.
2023년 공개된 영화 '길복순'(변성현 감독)의 스핀오프인 '사마귀'는 모든 룰이 무너진 살인청부업계에 긴 휴가 후 컴백한 A급 킬러와 그의 훈련생 동기이자 라이벌 그리고 은퇴한 레전드 킬러가 1인자 자리를 놓고 벌이는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독특하고 흥미로운 킬러 계관 속 라이징 킬러들이 벌이는 혹한 대결을 박진감 넘치는 액션으로 펼쳐냈다.
무엇보다 박규영은 '사마귀'에서 사마귀와 함께 훈련받은 뛰어난 실력을 가진 킬러를 연기해 새로운 액션 여제 탄생을 예고했다. 박규영은 뛰어난 실력을 갖췄지만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동료 사마귀에게 묘한 경쟁심과 질투를 느끼며 혼란스러워하는 신재이를 한층 복잡하고 깊어진 감정 연기로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박규영은 "매 작품 나는 최선을 다했지만 사실 내 연기를 눈 뜨고 보기 힘든 그런 맥락이 있다. 100% 만족을 하면서 '나 너무 잘했다' 기분이 든 작품은 없었지만 그래도 '사마귀'에서는 새로운 모습을 본 것 같다"며 "원래 '길복순'의 엄청난 팬이었다. 세계관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사마귀'라는 작품 자체가 너무 좋았다. 게다가 영화 주연으로는 첫 데뷔다. 이러한 작품에 주연으로 임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웠다. '사마귀'에서 신재이 캐릭터는 영원한 1인자가 될 수 없는 2인자의 자격지심, 열등감 등이 담겨 있다. 그 상황이 만든 죄책감 그리고 강한 척 하느라 애정을 표현하지 못했던, 인간에 대한 감정들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번 작품은 내 필모그래피 중 가장 전투력이 센, 본격적인 액션에 도전한 작품이다. 사실 나는 액션을 잘 하는 사람이 아닌데, 이번에는 '사마귀'를 통해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물론 대역으로 액션을 채울 수 있겠지만 스스로 많은 부분을 채우고 싶어서 프리프로덕션 때부터 액션스쿨을 열심히 다녔다. 많은 부분을 스스로 해내고자 열심히 했고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시청자가 알아줬으면 좋겠다. 한 신 한 신 찍을 때마다 생명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며 "캐스팅 된 후 본 촬영에 들어가기까지 3~4개월 준비 기간이 있었다. 기본적인 것부터 연습을 했고 촬영 전과 후 그리고 휴차 때에도 액션을 연습했다. 크랭크 업 될 때까지 계속 액션 연습을 하며 만든 캐릭터인 것 같다"고 곱씹었다.
이어 "인생에서 임시완, 조우진 선배랑 같이 주연 롤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상사하지 못 했다. 차마 쳐다보지 못할 선배들인데 이 분들에게 내가 누가 되면 안 되겠다 마음 먹고 최선을 다했던 작품이다. 물론 부담감도 여태 했던 작품 중 가장 컸다. 최선을 다하고 할 수 있는 것은 끝까지 다 하겠다는 마음이었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시청자도 '사마귀'를 보는 게 어떻게 보면 내게 시간을 할애해준 것 아닌가? 누군가에겐 휴식시간이기도 한 그 시간에 그걸 채우는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나다. 그 생각 때문에 악바리 근성으로 최소한 노력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액션 여제로 도전하기까지 쉽지 않았다는 박규영은 "체력적 한계는 너무 있었다. 다만 그걸 뛰어 넘고 신체적인 능력치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는 걸 느끼는 것에 기쁘기도 했다. 능력이 커지는 것에 보람을 느끼며 촬영을 이어갔던 작품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남성 배우들과 액션 연기를 하는 게 체력적 한계는 있지만 훈련도 충분히 했고 합도 충분히 맞춰서 잘 준비된 환경에서 촬영할 수 있었다"며 "촬영하는 순간에는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다시는 못 하겠다 생각했는데 조금 시간이 지나고 생각하니 이렇게 열심히 한 게 아깝기도 하고 다시 한번 액션 연기를 제대로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 실제로 임시완 선배도 액션적으로 많은 부분을 뛰어넘었다며 칭찬도 해줬고 개인적으로 한 번 더 이 액션 감을 써보고 싶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사마귀' 속 액션과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해 근육질 몸을 만들었다는 박규영은 "내 인바디 수치가 공개된 적이 있는데, 체지방이 10% 이하로 나왔다. 실제 내 몸이 좀 연약한 편이라 이태성 감독이 운동을 통해 단단한 몸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규영은 최근 공개된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신장 169.1cm의 몸무게 53.5kg이라는 슬랜더 몸매를 자랑했고 무엇보다 체지방량이 7.9kg 밖에 되지 않은 피지컬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지금은 체지방량도 늘고 근육량도 줄었다. 유튜브에서 공개된 인바디는 '사마귀'를 위해 만든 몸이었다. 그래도 벼락치기는 아니다. 그때는 볼이 패일 정도로 식단과 운동을 심하게 많이 했다. 신재이라는 캐릭터로 보이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했던 노력이다"며 "가뜩이나 부피가 큰 몸이 아니라서 단단함을 방향으로 잡고 운동했다. 영화 속에서 재이가 마네킹과 연습하는 신이 있는데 근육이 보이는 내 모습에 혼자 신나서 만족하기도 했다. 근질은 좋은데 생각보다 상체 근육을 붙이는 게 쉽지 않더라. 이번에 운동을 하면서 다시 한번 이시영 언니가 대단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웃었다.
'셀러브리티'를 시작으로 '오징어 게임' 시리즈까지 연이어 넷플릭스 시리즈에서 활약 중인 박규영은 장르 전문에 대해 "아무래도 그러한 시즌인 것 같기도 하다. 극한의 감정을 연기할 수 있었던 것은 내게 큰 기회다. 너무 감사하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른 장르도 해보고 싶다. 혹자는 내게 '장르가 취향이냐'고 물어보기도 하는데 꼭 그렇지 않다. 너무 좋은 기회라 연이은 장르물이지만 마다 할 이유가 없었다. '사마귀'는 주연으로서 첫 영화이기도 하고 두 시간 동안 내 얼굴을 봐 주는 시청자에게 무조건적인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물론 '사마귀'가 대사나 서사로 채울 수 있는 인물의 감정을 이해시킬 수 있는 신이 더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물리적으로 시간이 허용되지 않아 아쉬움도 남을 것이다. 다양한 피드백을 보고 시청자에 좀 더 만족스럽고 이해가 잘 되는 결과물을 보여주고 싶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고 고백했다.
'사마귀'는 임시완, 박규영, 조우진 등이 출연했고 '경관의 피' '더 킹' 조연출 출신 이태성 감독의 첫 연출 데뷔작이다. 지난 2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됐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