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문동주만으로 이길 수 없다."
단순히 선수 기살리기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시리즈에 올라간다면,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무조건 김서현을 살려야 한다.
한화 이글스는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6회초까지 4-0으로 앞섰지만, 6회말 김서현이 김영웅에게 통한의 동점 스리런포를 얻어맞았고, 7회 한승혁까지 김영웅에게 역전 결승 3점홈런을 허용하며 치명적 역전패를 당했다.
4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냈다면, 체력을 충전하고 1차전에 폰세 카드를 들고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패배로 5차전까지 가게 됐다. 만약 패하면 한국시리즈에 나갈 기회는 사라진다.
그런 가운데 김경문 감독은 운명의 5차전 세이브 상황이 오면 김서현을 마무리로 등판시키겠다고 공언했다.
김 감독은 "공이 나쁘지 않았다. 맞다보니 위축되는 부분이 있는데 공 자체는 좋았다"며 "문동주로 두 경기를 이겼지만, 문동주 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 5차전에서 (세이브 상황이 오면) 김서현이 마무리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서현은 이날 최고 156km 강속구를 뿌렸다.
1차전에서도 홈런에 연속 안타를 맞으며 흔들렸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SSG 랜더스전 9회 연속 피홈런은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3경기 연속 치명적 홈런을 얻어맞은 가운데, 김서현을 마무리로 밀고 나가겠다고 하니 김 감독이 왜 이런 결단을 내렸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김 감독은 감독 커리어 내내 선수에 대한 믿음을 강조해온 지도자. 한 번 눈에 든 선수는, 될 때까지 기회를 준다. 그런데 팀의 명운이 걸린 시리즈에서 선수 살리겠다고 믿음의 야구를 하는 거냐고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문동주를 불펜으로 돌린 건 너무나 중요한 1, 3차전을 잡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했다. 언제까지 문동주 변칙 카드로 이길 수 없다. 당장 5차전 출전 여부도 봐야 한다.
한화의 궁극적 목표는 플레이오프 통과가 아니다. 한국시리즈 진출이고, 거기서 싸워 이기는 게 목표다. 올라가서 무기력하게 패할 거면, 올라가는 의미가 없다.
한국시리즈는 7전4선승제다. 긴 호흡으로 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동주를 선발로 돌리고, 정석 불펜 싸움으로 맞서야 한다. 설령 문동주를 불펜으로 투입한다 해도, 매 경기 던질 수 없고, 매 경기 끝까지 던질 수 없다.
경기를 끝낼 마무리 투수가 필요하다.
김 감독은 그게 김서현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 박빙의 승리를 힘으로 지킬 수 있는 투수는 현재 한화 불펜에 없다.
그러니 김서현이 한번은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며 지금의 트라우마를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전제 없이는 5차전을 승리해도 한화의 한국시리즈 승리는 쉽지 않다. "5차전 김서현 9회 등판" 공언은 '너를 믿는다'는 김서현을 향한 메시지였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는 김서현이 답할 차례다.
과연 김서현이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며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을 것인가. 한화 구단에도, 김서현의 선수 인생에도, 운명이 걸린 플레이오프 5차전 9회초가 될 것 같다.
대구=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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