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 현장에서 푸른색 털을 가진 유기견들이 포착돼 유전자 돌연변이 가능성이 제기됐다.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들을 처음 목격한 비영리단체 'Dogs of Chernobyl(체르노빌의 개들)'은 SNS에 관련 영상을 공개하며 "지난주까지만 해도 털이 파랗지 않았다. 현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개체 포획을 시도 중"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2017년부터 18제곱마일(약 47㎢, 여의도의 약 16배) 규모의 '체르노빌 배제구역(Exclusion Zone)' 내에서 약 700마리의 유기견을 돌보며 중성화 작업을 하고 있다.
유기견들은 1986년 원전 폭발 당시 주민들이 급히 대피하면서 남겨진 반려견들의 후손이다.
단체 측은 "푸른 털은 화학물질에 의한 외부 오염일 가능성이 높다"며 "다행히 개들은 매우 활발하고 건강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관련 연구가 발표된 바 있다.
2023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환경보건학자 노먼 J. 클레이먼 박사 연구팀은 체르노빌 유기견의 유전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방사능과 중금속, 오염물질에 대한 내성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018~2019년 사이 체르노빌 원전과 인근 도시에서 포획한 116마리의 유기견 혈액 샘플을 미국으로 옮겨 DNA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이들 개체는 주변 지역의 일반 개들과 유전적으로 뚜렷이 구분되는 두 개의 독립된 집단으로 나타났으며, 약 400개의 '이례적 유전자 위치(outlier loci)'와 52개의 관련 유전자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 유전자들이 원전 오염 환경에 대한 적응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체르노빌의 극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기견들이 세대를 거치며 유전적 돌연변이를 겪었음을 시사한다.
해당 연구 결과는 2023년 3월 국제 학술지 '개 의학 및 유전학(Canine Medicine and Genetics)'에 게재된 바 있다.
한편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1986년 4월 26일 발생한 폭발로 인해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양의 방사성 물질이 환경으로 유출된 사건으로 기록됐다. 이후 인근 지역 주민들은 모두 대피했고, 사람의 부재 속에서 야생동물과 유기견들이 배제구역 내에서 번성하게 됐다. 현재 이 지역의 방사선량은 일반 근로자 허용치의 6배에 달하는 11.28 밀리렘(mrem)수준이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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