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설마 한화가 배 아파서 축하 파티 못 하게 했을까.
LG 트윈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5 시즌 KBO리그. 한화 이글스도 끝까지 잘 싸웠지만, 정규시즌 1위로 기다리며 철저하게 준비를 한 LG가 더 강했다. 그렇게 2023년부터 우승-3위-우승을 하며 왕조 구축의 기틀을 마련했다.
LG팬들 입장에서 유일하게(?) 아쉬웠던 장면은 홈 잠실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직접 보지 못했다는 점. 작년 같았으면 홈에서 끝났다. 1위팀 홈에서 1, 2차전을 하고, 올라온 팀 홈구장에서 3, 4차전을 치른 뒤 나머지 7차전까지 3경기는 다시 1위 팀 홈경기였다. 12-345-67 시스템을 하면 체력에서 앞서는 1위팀 우승이 5차전에서 끝나는 경우가 나올 확률이 높아 홈 어드밴티지를 줄 거면 확실히 주자는 차원이었다. 하지만 양 팀 간 형평성에 어긋나는 측면이 있었다. 그렇다고 5차전 1위 홈, 6차전 올라온 팀 홈, 7차전 1위 홈으로 왔다갔다 하기에는 가뜩이나 지친 선수들에게 이동 거리 측면에서 가혹하다.
그래서 KBO는 올시즌을 앞두고 다시 12-345-67 시스템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LG가 5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면서 대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런데 LG는 공식 시상식만 하고 서울로 올라갔다. 대신 1일 잠실구장에서 팬들을 초청해 성대한 축하연을 열었다.
대전에서는 그라운드와 라커룸에서 흔히 하던 샴페인 축하 파티도 일절 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든, KBO리그든 우승팀 선수들이 누리는 일종의 특권. 선수들은 이를 위해 물안경, 물총도 준비하고 쌓여왔던 긴장을 풀고 서로를 축하한다.
항간에는 홈팀 한화가 LG의 샴페인 축하 파티를 하지 못하게 한 거라 잘못 알려졌다. 진 팀의 아쉬움과 서운한 마음은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지만, 그래도 선의의 경쟁자였고 우승을 한 팀이 '난장판'을 벌이는 걸 보기 싫어 하지 못하게 했다면 옹졸한 처사로 보일 수 있었다.
진실은 뭘까. 한화가 일방적으로 LG의 축하 파티를 막은 건 당연히 아니었다.
시리즈 시작 전, 양팀이 원정지에서 우승을 확정지을 경우 서로 축하 파티를 하지 않기로 상호 합의를 했다고 한다. 우승한 것도 미안한데, 그라운드나 라커룸을 너무 어지럽히고 그걸 홈팀에서 치우게 하는 게 서로 불편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그렇다고 파티한 흔적을 직접 다 치우고 홈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
그런데 '무슨 이런 것도 합의를 하나' 생각도 든다. 서로 편한 것도 좋지만, 낭만이 사라져버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우승에 대한 기쁨과 환희가 가장 큰 건, 우승을 확정지은 직후다. 하루 지나 좋다고 얼싸안고, 하는 것도 흥이 떨어진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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