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내 역할은 백업이었다."
LA 다저스 김혜성은 쿨했다.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타격이 부진한 선수가 계속 선발출전하고 김혜성은 경기 내내 벤치만 지키는 모습을 보고 국내 팬들은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김혜성은 받아들였다. 자신의 2025시즌에 대해 30점을 주면서 "그냥 만족스럽지 못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이 더 많다. 모든 부분을 채워야 한다. 아직 야구선수로서 나아질 부분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라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자신을 기용하지 않는 로버츠 감독에 대해 1도 서운한 감정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KBO리그에서 베테랑으로 팀을 이끌었던 주장 출신다운 의젓함을 보였다. "모든 야구선수가 다 경기에 나가 수는 없다. 엔트리에 백업 선수가 있는 이유가 그것이다. 각자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내 역할을 백업선수였다"라고 했고, "기용에 대해 내가 실망한적은 없다. 내가 나가서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실망한 적은 있지만 경기 안내보내준다고 실망하진 않았다"라고 했다.
김혜성이 돌아왔다. 월드시리즈에서 믿기지 않는 우승을 거두고, LA 시내에서 카퍼레이드까지 하고 6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지난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을 통해 오퍼를 한 여러 구단 중 다저스를 선택했을 때 많은 이들이 왜 굳이 경쟁이 힘든 팀에 갔을까 했지만 그는 실력으로 메이저리그에 올라갔고, 포스트시즌 멤버가 됐고, 우승 멤버가 돼 돌아왔다.
귀국한 김혜성은 "일단 긴 1년이었던 것 같다. 너무 재미있고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면서 그라운드에서 마지막 우승 순간을 직접 본 것에 대해 "재미있었다. 꿈의 무대에 섰다는 것 자체가 일단 기분이 너무 좋았고, 그 무대에서 우승까지 할 수 있었고, 그 분위기를 함께 즐겨서 너무 좋았다"라고 했다.
7차전 연장 11회말에 대수비로 출전한 뒷얘기가 있었다. 김혜성은 "로하스 선수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그날 경기 출전할 때부터 언제 빠질지 모른다고 해서 내가 계속 준비를 했었다. 연장전 마지막을 막으면 끝나는 상황이라 다른 선수를 내보내 달라고 해서 내가 나갔다"라면서 "오랜만에 나간 것이지만 경기 준비는 계속했었다. 그래서 크게 의식한 것은 없다"라고 했다.
마지막 유격수앞 땅볼 때 무키 베츠가 잡아서 2루를 직접 밟고 1루로 던져 병살을 만들어 국내 팬들은 베츠가 김혜성에게 줘서 김혜성이 우승 송구를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을 보였다. 그러나 김혜성은 "마지막 상황은 베이스 근처의 땅볼이라 무키 베츠 선수가 직접 베이스를 밟고 던지는게 맞다고 생각해서 네가 해라고 콜을 했던 것 같다"라고 해 김혜성이 베츠에게 마지막 순간을 양보한 것이 밝혀졌다.
결과적으로 다저스를 선택한 것이 김혜성에겐 '신의 한수'가 됐다. 김혜성도 "아무래도 너무 좋은 순간이고 그 일원으로서, 야구선수로서 내가 좋아하는 팀에 가서 우승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분좋고 꿈꿔왔던 순간이라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1년을 뛰며 느낀 메이저리그와 KBO리그의 가장 큰 차이는 이동 거리와 투수들의 수준. 김혜성은 "일단 이동이 너무 힘들다. 그리고 투수들의 공도 전부 다 빠르고 변화구도 워낙 많다"라고 했다.
키움과 6년간 120억원의 다년계약을 한 송성문이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FA 자격을 갖춘 강백호도 도전의 뜻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상황. 김혜성은 "내가 그들의 성공 가능성을 판단할 입장은 아니다. 나도 도전하는 입장에서 모든 선수들이 기회가 왔을 때 도전을 하면 좋을 것 같다. 한번 살고, 한번 야구하는 것인데 어떻게든 꿈에 도전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인천공항=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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