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日 비결? 야마모토 미친 것" 韓 투수들 진짜 배울 방법 없을까, 日 전문가에게 물었다

by

[오키나와(일본)=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야마모토가 특별하다. 미쳤다."

KIA 타이거즈에 최근 새로 합류한 타카하시 켄 2군 투수코치에게 물었다. 올해 월드시리즈에서 LA 다저스의 4승 가운데 3승을 책임지고, 6차전에 선발 등판해 96구를 던지고 휴식일 없이 7차전에 바로 구원 등판해 34구를 던진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지켜봤냐고. 그리고 야마모토처럼 될 수 있는 일본 야구의 비결이 뭐냐고.

타카하시 코치는 대답하지 못했다. 일본에 아무리 특별한 훈련법이 있다고 한들 야마모토가 될 수는 없다고 했다.

타카하시 코치는 "야마모토가 특별한 것이다. 그가 미친 것"이라고 답하며 웃었다. 대화하는 동안 몇 번이나 "크레이지(Crazy)"라고 몇 번을 반복해 말했다.

타카하시 코치는 또 "던지는 양으로 봤을 때 야마모토가 세계 제일이다. 물론 부상 위험이 높긴 하지만, 그런 한계를 넘은 선수들이 그 정도 무대에서 퍼모먼스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물론 월드시리즈라는 중요한 무대에서 팀이 6차전과 7차전 연투가 필요하다고 했을 때 에이스의 책임감으로 수락할 수는 있다. 그런데 이틀째 등판에도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 맞다. 게다가 야마모토는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월드시리즈 2차전까지 4경기에 선발 등판해 2경기에서 완투승을 거둔 상태였다. 아무리 휴식일이 사이에 있었다고 해도 누적된 피로감이 상당했을 텐데 기적과 같은 투구를 펼쳤다.

야마모토는 7차전에 구원 등판해 2⅔이닝을 책임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97.3마일(약 157㎞)까지 나왔고, 평균 구속은 96.9마일(약 156㎞)로 형성됐다. 올해 직구 평균 구속은 95.4마일(약 154㎞)이었는데, 오히려 1.5마일(약 2.4㎞) 상승한 수치였다. 피로감은커녕 오히려 더 빠른 공을 던지며 우승 반지에 사활을 걸었다.

야마모토에게 기적을 맡긴 다저스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브랜든 고메스 다저스 단장은 8일(한국시각) '뉴욕포스트' 존 헤이먼과 인터뷰에서 "6차전이 끝나고 밤에 야마모토의 통역인 윌 이레튼에게서 문자가 왔다. 야마모토가 내일(7차전) 투구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그러니 야마모토를 배제해야 한다고 단정 짓고 있지 말라고. 그래서 야마모토의 상태가 7차전 당일 어떤지 지켜봐야 했는데, 캐치볼 하는 것을 보니까 엄청나더라. 야마모토가 '나 괜찮아. 솔직히 100%는 아니지만, 상태가 충분히 괜찮고 투구하고 싶다'고 했다. 마운드에 선 야마모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단했다. 구위가 떨어진 게 없었고, 93~97마일(약 150~156㎞)짜리 공을 던졌으니까. 그런 장면은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코치들부터 선수들까지 야마모토가 보여준 엄청난 수준을 존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월드시리즈 MVP로 선정된 야마모토를 향해 "Yamamoto is GOAT"라고 목청껏 외쳤다. GOAT는 Greatest Of All Time의 줄임말로 해당 종목에서 역사상 최고의 선수를 칭할 때 쓴다.

사실 야마모토가 지난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약 4738억원)에 계약했을 때 의심의 눈초리가 많았다. 게다가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부상으로 정규시즌 18경기밖에 뛰지 못하면서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그런데 1년 만에 다저스의 영웅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월드시리즈 때만큼은 괴물이라 불리던 오타니 쇼헤이도 뛰어넘은 운동 능력을 야마모토가 보여줬다. 다저스는 이런 괴물을 오히려 너무도 저렴한 금액에 품은 게 아닐까.

야마모토가 되는 것은 어렵다. 다만 타카하시 코치는 KIA 유망주들에게 일본 투수들이 중시하는 것들을 가르쳐 보고자 한다.

일본이 세계 야구 1위라는 사실은 이제 부정할 수가 없다.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성적을 좌우한 것도 일본인 3인조 오타니, 야마모토, 사사키 로키였다. 한국도 일본의 좋은 점을 흡수해 국제대회에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계속 고민해야 할 때다.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온 류현진(한화 이글스) 이후 메이저리그에 한국인 투수가 전멸한 것만 봐도 현재 심각성을 말해 준다.

타카하시 코치는 "선수들이 몸 만드는 것을 등한시하고 구속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관점에서 어린 투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투수코치로서 좋은 폼을 가르치고 이런 것은 당연한 것인데, 하체를 쓰는 것이 일본 투수들이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일본 투수코치이기 때문에 젊은 선수들에게 하체 쓰는 방법을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오키나와(일본)=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