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간절한 기도는 극장골로 연결됐다. 희망을 살린 득점에 팬들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대구FC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구FC는 8일 대구iM뱅크PARK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홈경기에서 김현준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대구(승점 32)는 잔류를 향한 실낱 희망을 이어갔다. 같은 시각, 11위 제주 SK는 FC안양에 1대2로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제 두 팀의 승점 차이는 단 3점이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2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정면충돌한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올 시즌 '1호' 강등팀이 나올 수도,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이날 제주가 이기면 대구는 남은 최종전 결과와 상관 없이 최하위 확정이다. 반대로 대구가 이기면 11위로 한 단계 올라간다. 대구(44골)가 제주(38골)보다 많은 골을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두 팀의 운명은 최종전까지 이어진다.
간절했다. 대구는 종전까지 6승11무18패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최하위에서 허덕이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다음 시즌 K리그2(2부) 강등이 유력하다. 올 시즌 K리그1 꼴찌는 다음 시즌 K리그2로 자동 강등된다. K리그1 11위는 K리그2 2위 팀과의 승강 플레이오프(PO)를 통해 운명을 정한다.
위기의 순간, '에이스' 세징야마저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는 허리 부상으로 이날 경기에 완전 제외됐다. 여기에 '수비 핵심' 카이오마저 직전 경기 퇴장 징계로 별도의 좌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대구는 이날 12개의 슈팅을 시도하며 골을 노렸다. 광주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시간만 하염없이 흘렀다. 초조했다. 경기를 보던 세징야가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이 포착되기까지 했다. 두드리던 대구가 드디어 문을 열었다. 후반 추가 시간 세트피스 상황에서 김현준의 골이 나왔다. 광주 수비수 세 명이 에드가를 막아선 사이 김현준이 득점포를 가동했다. 그 순간 세징야와 카이오는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대구 팬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경기 뒤 김병수 대구 감독은 구단을 통해 "변함없이 아주 열렬하게 응원해 주신 우리 팬들께 감사한 말씀을 전하고 싶다. 대단한 골이었다. 제정신이 아니었다. 엄청난 기쁨을 느꼈다. 우리 팀에 정말 환상적인 골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세징야가 돌아온다면 우리에겐 최상의 상황의 될 것으로 생각한다. 들뜨는 건 자제해야 한다. 침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테랑 투혼' 에드가도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마지막까지 잔류를 위한 희망의 불씨를 남겨놓은 것 같다"며 "다가오는 제주와의 경기가 결승전이 될 것 같다. 부상 선수가 돌아온다면 좋은 결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