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2년전에 이어 또다시 '롤렉스 시계'가 화제가 됐다. LG 트윈스가 한국시리즈 MVP에게 주는 선물로 어느덧 전통이 되고 있다.
2023년, 29년만의 우승을 이룬 LG의 MVP는 오지환이었다. 당초 1994년 구본무 선대 회장이 준비한 '전설의 시계'가 있었지만, 오지환은 이를 받납하고 1억원대 새로운 모델을 선물받았다. 이후 오지환은 중요한 행사마다 해당 시계를 차고 등장하며 구단을 향한 감사와 자부심을 보여주고 있다.
구광모 구단주는 "한국시리즈 MVP에게 롤렉스를 수여하는 것은 초대 구단주 구본무 선대 회장님의 야구단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라며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를 더 자주 맞이하고 싶은 마음에 이 전통을 LG트윈스의 전통으로 이어나가겠다"는 속내를 밝혔다.
올해 MVP는 김현수다. 김현수 역시 억 단위의 고급 모델을 선물받았다.
두번의 MVP 모두 수상자가 타자다. 이를 바라보는 투수들의 마음은 어떨까.
최근 고척돔에서 만난 손주영은 롤렉스 이야기가 나오자 "투수는 받기 어렵다"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김)진성이 형하고도 이야기를 했는데, 선발투수가 받으려면 1대0, 2대1 같은 점수가 많이 안 나오는 박빙의 경기를 승리로 이끌면서 6~7이닝 무실점, 1실점 정도는 해야한다. 그러면서 타자들의 임팩트도 낮아야한다. 진성이형이 '선발은 2경기 2승은 따야한다' 하시길래, 나도 '제가 받으려면 야마모토처럼 3승을 해야되고, 형이 받으시려면 7경기 모두 등판하면서 '헌신'을 보여줘야한다'고 답했다."
손주영은 '내년에도 우승한다면'이란 전제 하에 MVP 예측을 부탁하자 "박해민 형 아니면 박동원 형이 받을 것 같다"며 웃었다.
그렇다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결정적 홈런을 2방이나 쏘아올린 박동원의 생각은 어떨까. 박동원은 2차전에서 투런포, 4차전에서 추격의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팀 타선을 견인했다. 하지만 21타수 3안타에 그친 점이 아쉬웠다.
"이번에도 MVP 근처까지만 가고 못 받았다. 지난번엔 '감독 선정 MVP(상금 1000만원)'라도 받았는데, 지난번에 감독님이 너무 큰 이슈를 만드시는 바람에 이제 없어졌다. 감독님의 '노림수'가 아니었나 싶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