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한화 이글스 주포 노시환의 비FA 다년계약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시점.
정작 2027년 FA 시장 최대어에 대한 언급은 없다.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원태인(25) 이야기다.
입단하자마자 삼성 마운드의 한축으로 빠르게 자리잡은 투수. 벌써 등록일수 7시즌을 모두 채웠다. 내년 시즌을 정상 소화하면 2027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는다.
절친 동기생 노시환과 함께 내년 겨울 FA 시장의 최대어로 등극할 전망. 상대적으로 빅네임이 부족한 올 겨울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장에서 원태인에 대한 관심은 폭발할 전망.
당연한 이야기다. 20대 중반의 젊은 에이스. 매 시즌 최소 10승에서 15승 이상도 가능한 우완 정통파 투수다.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에 구종가치 높은 변화구, 무엇보다 제구력이 일품이다. 좀처럼 볼넷을 허용하지 않는 안정감 넘치는 투수. 올시즌 27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가 무려 20차례다. 그야말로 흠 잡을 데 없는 리그 최고의 선발자원이다.
원태인의 가치는 가을에 더욱 빛난다.
지난 가을야구에서도 절체절명의 중요한 경기 마다 불꽃 호투를 통해 토종 최고의 빅게임 피처임을 입증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LG, 한국시리즈에서 KIA를 상대로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큰 경기일 수록 더 강해지는 모습을 유감 없이 입증했다.
프로 7년 차임에도 매 시즌 일신우일신 하며 끊임 없이 진화하는 에이스 오브 에이스. 이런 투수가 시장에 나온다.
소속팀 삼성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경북고 출신 대구 토박이 원태인은 삼성 야구단의 상징적인 존재다. 다른 팀에 빼앗긴다는 시나리오는 상상조차 하기 싫은 가정이다.
이미 삼성은 원태인에게 FA급 연봉인 6억3000만원을 주고 있다. 예비 FA가 되는 내년 연봉은 당연히 더 오를 전망. 게다가 원태인은 '푸른 피의 에이스'라 불리는 뼛 속까지 라이온즈 맨이다. 팬심도 있고, 팀에 대한 소속감과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하지만 프로세계에 영원한 동반은 없다.
돈을 싸들고 와 천문학적 베팅을 하는 팀이 나올 수 있다. 더 많이 준다는 구단 앞에 흔들리지 않을 선수는 없다. 인지상정이다.
최근 수년간 지지부진했던 FA 시장에서 원태인 이름 석자는 모처럼 등장하게 될 빛나는 명품이다. 과거 수많은 사례에서 보듯 푼 돈을 찔끔찔끔 여러번 나눠 쓰느니 큰 돈을 명품 FA 하나에 올인하는 편이 훨씬 더 전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
원태인을 확보하는 팀은 외인 투수 2명과 함께 단숨에 막강한 1~3선발을 보유하게 된다. 하위팀 조차 단숨에 5강 전력을 구축할 수 있다. 군침이 도는 매물이 아닐 수 없다.
무조건 원태인을 잡아야 할 삼성 라이온즈 입장에서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FA 자격 취득 전 '비FA 다년계약'이다. 성사된다면 노시환보다 큰 규모의 메가딜이 유력하다.
걸림돌은 원태인의 해외진출 의지 여부다. 원태인은 각종 인터뷰에서 수차례 "FA 자격을 얻은 뒤 해외진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일본과 미국 모두 관심이 있지만, 현재는 성장에 집중해 FA 자격을 얻은 뒤 도전하겠다"는 요지. 빛나는 시즌을 보낸 뒤 대표팀에서 내년 WBC를 준비하고 있는 원태인은 인상적인 국제무대 활약으로 해외진출의 쇼케이스에 나설 계획이다.
내년 시즌 한 뼘 더 성장할 젊은 투수 원태인으로선 해외진출 기회가 열릴 경우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다. 어떻게든 비FA 다년계약을 통해 묶어두길 원하는 삼성과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
송성문 케이스가 나올 수도 있다. 비FA 다년계약을 하되 옵션으로 '해외진출 성사 시 무효화' 하는 부대 계약도 가능하다. 해외 구단 아니면 국내에서는 삼성에 남는다는 선언적 의미가 있다. 라이온즈에 대한 애정이 워낙 큰 원태인이라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는 옵션이다.
분명한 사실은 원태인과의 협상에서 삼성은 철저히 을의 입장일 수 밖에 없는 상황.
삼성 구단 관계자도 원태인과의 비FA 다년계약에 대해 "당연히 하려고 한다"면서도 "최선을 다해봐야 하겠지만, 선수 본인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는가. 구단에서 할 수 있는 한계는 정해져 있다"고 현실을 짚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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