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면서 호흡기 질환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단순한 감기나 독감 증상으로 넘기기 쉬운 기침과 발열 증상이 '폐렴'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고령층, 만성질환자, 소아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한 전문가는 폐렴에 대해 "의사가 진료하는 마지막 질병이자, 인간이 당하는 마지막 고통"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폐렴이 얼마나 심각한 질병인지, 그리고 얼마나 치료가 어려운 질병인지 잘 보여주는 말이다.
◇11월 환자 수 2월보다 2.2배…고령층·영유아 대부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폐렴 환자 수는 35만 3123명으로, 가장 적었던 2월 15만 8265명보다 약 2.2배 많았다. 큰 일교차와 내부 활동 증가,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 확산, 면역력 저하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환자를 연령별로 보면 10세 미만이 약 43%로 가장 많았고, 60대 이상이 약 22%를 차지했다.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감염에 의해 폐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폐렴구균에 의한 세균성 폐렴이 흔한데, 폐렴구균은 평소에도 코와 목의 점막에 상주한다. 우리 몸의 면역력이 약해지면 폐, 뇌, 혈관, 귀까지 침투해서 폐렴, 수막염 등을 일으킨다.
독감이나 감기에 걸린 환자는 이차적으로 세균성 폐렴에 걸리기 쉽다. 이는 바이러스에 의해 기관지와 폐점막이 손상을 입는데, 그 결과 폐의 방어 작용이 약해지고 그 틈을 타고 폐렴구균이 쉽게 폐에 침투하게 되기 때문이다.
초기 증상은 발열, 기침, 가래 등 일반 감기와 비슷하다. 이후 악화되면 고열과 심한 기침, 가슴통증, 호흡곤란을 유발한다.
열이나 기침이 거의 없고, 대신 식욕 저하나 전신 쇠약감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평소보다 ▲식욕이 저하되거나 ▲기력이 쇠약해지거나 ▲의식이 둔해지는 경우라면 폐렴의 가능성을 고려해 검사를 받는 게 좋다.
◇호흡부전·패혈증으로 이어질 수도…항생제 치료 기본
건강한 성인은 항생제 치료와 적당한 휴식만 취하면 쉽게 나을 수 있다.
하지만 면역력이 취약한 고령층, 만성질환자, 영유아는 한번 폐렴에 걸리면 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호흡부전에 빠져서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거나 패혈증으로 혈압이 떨어져 치명적인 쇼크에 이르기도 한다.
폐렴은 바이러스성과 세균성으로 구분되는데 치료법에 차이가 있다.
바이러스성 폐렴은 원인 바이러스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는 수액 공급, 해열제, 산소 치료 등 보존적 치료가 중심이 된다. 단, 인플루엔자나 코로나19와 같은 특정 바이러스 감염에서는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세균성 폐렴은 세균이 원인이기 때문에 항생제 치료가 기본이다.
폐렴은 회복되더라도 폐 조직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려면 다소 시간이 걸린다. 그 과정에서 마른 기침이나 피로감이 약 2개월 정도까지 지속될 수 있는데, 이는 염증 후 회복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예방 백신, 폐렴 치사율 40% 감소…개인위생 관리도 중요
폐렴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하면 만성질환자는 65~84%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미접종자와 비교해 치사율 또는 중환자실 입원율이 무려 40%나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최천웅 교수는 "백신으로 100% 폐렴 예방이 되지는 않지만,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아 주기에 65세 이상 노인이나 만성질환자의 경우에는 폐렴구균 백신을 꼭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10월 1일부터 생후 2개월 이상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PCV20 폐렴구균 백신' 예방접종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들 또한 국가예방접종사업의 일환으로 폐렴구균 백신(PPSV23)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최천웅 교수는 "폐렴구균 백신은 1회 접종만으로도 효과가 나타난다"면서 "최근 통계에 따르면 50세부터 폐렴 유병률이 늘고 있어 50세가 넘으면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개인위생 관리도 중요하다.
가급적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하고, 야외 활동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입 헹구기 등으로 구강 청결에 신경을 써야 한다.
면역력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하루 6~8시간의 수면, 규칙적인 운동, 영양 있는 식사 등의 실천이 권장된다.
운동은 하루 30분씩 주 5회 걷기·조깅·스트레칭이 적당하다.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을 높여 면역을 떨어뜨린다.
면역력을 높이는 식단은 비타민 A, C, E가 풍부한 야채(이하 하루 기준 400g, 종이컵 2개 분량), 과일(200g), 견과류(한 줌)와 단백질이 많은 닭가슴살(100g), 달걀(1~2개), 두부(100g), 생선(100g), 저지방 육류(100g) 등이 추천된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