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좋은, 동네 삼촌 스타일인줄 알았더니...지옥에서 온 저승사자였다 "훈련량 부족해?" [원주 현장]
by 김용 기자
사진=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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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안 힘들어? 훈련량이 부족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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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의 강원도 원주 마무리 캠프. 설종진 감독이 훈련중이던 신인 염승원을 향해 "힘들어?"라고 물었다. 어린 염승원은 씩씩하게 "하나도 안 힘듭니다"라고 답했다. 그 대답을 들은 설 감독의 코멘트가 걸작. "훈련량이 부족한가." 이를 들은 염승원은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 솔직히 힘든데 훈련량이 더 늘어나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
"어떤 신인 선수가 힘들어도 감독에게 '힘들다'고 하겠느냐"고 하자 설 감독은 그나마 연차가 있는 주성원에게 다시 "힘드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주성원은 "힘들지만, 얻는 게 많아 괜찮습니다"라는 모범 답안을 내놨다. 그러자 설 감독은 "그래, 이게 내가 원하는 답이었어"라고 말하며 씨익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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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 때는 특별한 색깔이 느껴지지 않았다. 번트 등 경기 중 작전을 전보다 많이 지시했지만 팀 성적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정식 감독 취임식 때 긴장해 힘겹게 취임사를 이어가는 모습에서는 그냥 동네에 있는 '사람 좋은 인상의 삼촌'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처음으로 지휘하는 1군 훈련. 선수들을 지옥길로 안내하는 저승사자와 다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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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토스배팅 훈련 후 쓰러져버린 키움 선수들. 사진=김용 기자
회복과 개인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을 병행하는 마무리 훈련의 개념이 아니다. 전쟁터다. 이미 스프링캠프가 시작됐다. 아니, 그보다 더 치열하다.
3일 원주로 이동해 첫 턴은 5일 훈련을 하고 겨우 하루 쉬었다. 그 다음에도 4일을 운동해야 하루 쉰다. 하루 운동도 엄청나다.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본 훈련이 실시되고, 잠깐 저녁 식사하고 야간 훈련이 이어진다. 12시 얼리워크조도 있다. 17일에는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는데, 특별 휴식은 꿈도 꿀 수 없는 얘기다. 그나마 주어진 게 야간 훈련 면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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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은 총 4개면의 야구장을 쓰고 있다. 해외까지 나가지 않은 이유다. 쓸 수 있는 운동장이 많은 건 선수들에게 최악이다. 배팅 훈련을 하는데 메인 구장에 총 3개 타석이 설치된다. 그리고 제2구장에 2개 타석이 더 있다.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는 '죽음의 토스 배팅'이 기다리고 있다. 1시간 30분 동안 계속 방망이를 돌려야 한다. 쉬는 건 1구장에서 2구장 이동할 때, 그리고 외야 공을 주울 때 뿐이다. 워낙 회전율(?)이 좋다 보니, 외야 그라운드를 가득 채운 수많은 공을 줍는 것도 사실상 훈련이다.
◇여긴 펑고 받다 쓰러진 선수들. 사진=김용 기자
일본으로 간 다른 팀 선수들은 유니폼에 흙이 묻어 더욱 힘들어보이는 '극적 효과'가 있다. 그런데 키움 선수들은 인조 잔디에서 훈련하다보니 너무 쉽게 훈련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억울할 따름이다.
공-수 작전 상황의 맞춤 훈련도 비중이 높다. 내년에는 더욱 적극적인 작전 야구를 하겠다는 설 감독의 의지다. 편을 나눠 릴레이 송구 대결을 한다. 중간에 딱 한 선수 삐끗하면 그 팀이 진다. 그 한 실수가 상대 주자를 한 베이스 더 가게 만든다는 가정이다. 그게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집중 또 집중이다.
설 감독은 "우리는 3년 연속 최하위를 했다. 선수들도 어리다. 훈련도 일단 양이 중요하다. 무조건 많이 해야 한다. 자기도 모르게 몸에 익은 플레이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용 기자
설 감독은 이어 "지금부터 전쟁 시작이다. 마무리 캠프에 온 선수들은 다 주전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여기서부터 보여줘야 1군 스프링캠프에 갈 수 있다. 스프링캠프에 가고, 거기서 또 열심히 한 선수에게 시범경기부터 기회를 줘야하는 것 아니겠는가. 누구라도 쉽게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강조했다.
'저승사자' 본색을 드러낸 설 감독. 새 시즌, 젊은 키움은 과연 어떻게 달라질까. 벌써부터 기대가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