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두산 베어스 박찬호가 공식 석상 첫 날부터 어록을 대방출했다. 포장이나 꾸밈 없이 자신의 생각을 날 것 그대로 표현했다. 최근 두산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캐릭터다.
지난 18일 두산과 FA 계약을 체결한 박찬호는 23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팬페스트 '곰들의 모임'에 참석했다. 이날 취재진을 만나 입단 기념 기자회견을 겸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찬호와 질의응답이 진행될수록 그의 입에서 어떤 말이 튀어나올지 흥미진진해졌다.
박찬호는 인터뷰실에 입장하면서 "서울은 기자가 많네요"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날 취재진은 15명 정도였다. 박찬호는 올해까지 전국구 인기구단 KIA 타이거즈에서 뛰었다. 북적이는 취재 열기에 익숙할 터였지만 새로운 환경을 능청스럽게 풀어넘긴 모양새다.
두산은 박찬호에게 4년 최대 80억원을 안겼다. 78억원을 보장했다. 특급 대우다. 김재호 은퇴 이후 주전 유격수가 부재했던 두산이 박찬호를 품었다. 이제 유격수 걱정을 덜었다. 하지만 오버페이 논란도 있다.
취재진은 "팬들의 기대가 크다"며 박찬호에게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박찬호는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은데요"라며 비판 목소리도 다 인지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기대에 부응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책임감이 더욱 무거워졌다' 등이 일반적이고 전형적인 답변이지만 박찬호는 달랐다.
박찬호는 "제가 너무 있는 그대로 답변을 해서 홍보팀이 고생을 많이 하실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두린이 설'에도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박찬호는 "저 두린이 아니에요"라고 항간에 알려진 소문을 정정했다.
박찬호는 "대구에서 태어나서 서울에 와서 야구를 시작했다. 두린이가 아니고 삼린이다. 야구를 하면서 두산에 빠졌다. 삼린이였는데 두소년이 된 거 거든요"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새 유니폼이 잘 어울린다는 칭찬도 그대로 넘어가지 않았다. 박찬호는 "이 유니폼은 안 어울리는 사람이 없을 것 같다. 흰색 네이비색이 안 받는 사람이 어딨나"라며 두산의 디자인을 찬양했다.
두산에서는 우승이 목표라고 선언했다. 올해 9위였는데 바로 우승이 힘들지 않겠느냐는 반문에도 박찬호는 주눅들지 않았다.
박찬호는 "안 될 것 없다. 초반에 흔들려서 그렇지 후반으로 갈수록 어린 선수들이 활약했다. 미래가 밝았다. 해가 갈수록 더 강한 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양)의지 선배 계실때 해야 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