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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발표된 계약 조건이 예상보다 소박했다. 2년 최대 26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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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는 지난 2년간 '회춘모드'를 발동했다. 지난해 116경기 0.280의 타율에 22홈런 109타점으로 통합 우승의 주역이 됐다. 올시즌에는 더 잘했다. 133경기에서 0.307의 타율과 24홈런, 86타점, OPS 0.928. 부상병동으로 신음하던 타선의 중심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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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미래 지향적인 FA 계약이라고는 해도 2년 전 조건은 충분히 넘길 것으로 예상됐다. 게다가 최근 FA 시장은 거품이 끼면서 몸값이 폭등한 상황. 삼성이 참전하면서 경쟁까지 붙었다. 몸값이 오를 만한 여건이 두루 갖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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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총액이 26억보다 적지 않았기에 삼성의 2년이 아닌 KIA의 1+1년 제시안이 협상 결렬의 이유로 거론됐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이 부분이 맞다. 최형우는 안정된 2년 보장의 틀 안에서 뛰기를 희망했다.
이미 삼성을 떠나온지 강산이 변할 10년 세월이 지났지만, 최형우는 가슴 한켠에 오늘을 있게 해준 삼성 라이온즈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살았다.
은퇴했지만 오승환을 필두로 구자욱, 류지혁 등 절친한 선수들도 많다. 오승환 은퇴식 때 최형우는 조연 아닌 주연 처럼 삼성 선수단과 섞여 사랑하는 선배의 마지막 그라운드를 빛냈다. 삼성 후배들은 최형우 선배에게 억지로 삼성의 푸른 모자를 씌우고 단체 사진을 찍게 하는 짓궂은 장난으로 라이온즈 복귀에 대한 희망을 넌지시 표현했다. 그 바람이 두 달여 만에 현실이 됐다.
'내년 목표는 우승이고, 왕조재건이다. 최형우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진정성 있는 호소가 타격장인을 흔들었다. 장수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거는 법. 돈이 전부는 아니었다.
돈을 더 받고 싶은 건 인지상정이지만 최형우는 통 크게 계약 세부사항이 마무리 되기 전 친정 복귀에 대한 마음을 굳혔다. 삼성행 확정 기사가 나온 뒤 한참 후에야 공식발표가 나온 이유다.
15억원 보상금 부담까지 안아야 했던 삼성은 최형우에게 더 좋은 조건을 마련해주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이미 마음을 굳힌 최형우가 쿨하게 페이컷 계약서에 사인하면서 푸른 유니폼의 최형우 사진이 비로소 공개될 수 있었다.
'타격장인' 최형우에게 진짜 중요한 건 돈이 아닌 '왕조재건'을 위한 자신의 쓰임새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