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I 인사이트 352호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한국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도전·혁신형 연구개발(R&D) 체계 도입과 관련해 미국 에너지부의 '고위험·고보상 응용연구' 체계인 ARPA-E(에너지고등연구계획원)의 성공 요인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ARPA-E의 시스템적 성공 요인을 분석하고 한국 R&D 시스템 개편을 위한 방향을 제시한 'STEPI 인사이트' 352호를 발간했다고 9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APRA-E는 에너지부 직속 공공조직임에도 관료주의 침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혁신 아이디어가 지속 유입되도록 조직과 제도를 설계한 게 특징이다.
여러 차례 혁신형 연구사업을 마련했지만, 관료주의 침투에 막혀 도입과 일몰을 반복해 온 한국 사례와 달리 전문가 중심으로 독립성을 유지하는 구조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APRA-E는 미국 3대 과학한림원의 공동 의제 제안으로 설립됐으며 이런 원칙을 토대로 출범 6주년 평가에서도 한림원으로부터 기관 우수성을 재확인받는 등 학계의 강력한 지지를 얻었다.
또 기존 에너지 R&D 집행 수단 조직과 달리 단순한 보고체계, 프로그램 디렉터(PD) 중심 조직구조, 높은 재량 기반 프로젝트 관리 방식 등을 갖춰 아이디어 발굴과 연구·상용화를 하나의 체계로 운영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R&D 전 주기에 혁신 주체를 단계적으로 참여시키는 플랫폼으로 기능하며 에너지 혁신 생태계 '네트워크 허브' 역할을 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반면 한국은 부처별·조직별 과제 단위의 분절적 운영, 안정적 성과 창출을 선호하는 연구문화 등 관료주의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밖에 보고서는 ▲ R&D 전문기관의 중개 역할 확립 ▲ R&D 예산 및 정책변동에 대한 입법부의 제도적 완충 믹 복원 역할 강화 ▲ 전문가 중심 R&D 자원 배분 ▲ 조직간 분절화된 R&D 과제를 혁신주체 관점에서 재구조화 ▲ R&D와 상업화 정책 통합 운영 ▲ 전주기 혁신 네트워크 설계·운영 ▲ 지자체와 협업을 통한 기술개발·실증 파이프라인 설계 등을 한국 R&D 시스템 개편을 위한 7대 정책 시사점으로 꼽았다.
보고서 저자인 홍성주 선임연구위원은 "만성화된 추격형 성장 구조를 넘어 선도형 혁신문화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몇 개의 프로젝트를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R&D가 작동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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