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고은(34)이 '자백의 대가'에 대해 언급했다.
김고은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자백의 대가'(권종관 극본, 이정효 연출)의 인터뷰에 임했다. 김고은은 "주변에서도 한 번 보기 시작하니까 쭉 봤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그래도 드라마는 연속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는 감독님이 연출을 잘 해주신 것 아닌가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고은은 '자백의 대가'에서 파격적인 삭발에 도전하며 시선을 모았다. 김고은은 "배우마다 연기를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다르겠지만, 저는 외형이 많이 떠오르는 편인 것 같다. '은교' 때도 제가 단발을 제안드렸었다. 사실 모은이 같은 역할을 떠올리면 머리카락 사이로 째려보는 게 연상이 되는데, 이상하게도 모은이는 머리카락에 숨겨지지 않으면 좋겠다는 느낌, 다 드러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김고은은 "제 생각보다는 조금 덜 자르기는 했다. 다들 많이 불안해하셨다. 저는 바리캉을 대서 진짜 확실하게 자르는 것을 상상했는데, 다 가위로 커트를 한 거다. 반삭은 한 번쯤 해보고 싶기는 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캐릭터에 안 맞는데 자르는 건 아니니까, 그럴 만한 역할이 없지 않았나 싶었다"면서 "다들 보는 분들마다 '어우!'하셨고, 저는 이제 그렇게까지 잘라본 적이 없어서 다운펌의 중요성을 몰랐었다. 왜 이렇게까지 남자 분들이 다운펌을 중요하게 생각하나 싶었는데, 한 번 다운펌을 했을 때는 잘 가지런히 눌렀다고 생각했지만, 열이 나는 운동을 하고 나니까 바로 잔디처럼 솟아오르더라. 완전 잔디인형 머리가 됐다. 그래서 다운펌을 반복적으로 했고, 그것 외에는 짧은 머리라 편했다"고 말했다.
모은은 김고은의 머리와 연기로 완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본의 빈틈을 김고은의 연기로 채워냈다. 그는 "캐릭터적으로는 제가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하면서 만들어낸 부분이 많았다. 사실은 모은이라는 인물의 방향성이 사이코패스처럼 보이려고 노력하지만, 이 인물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시청자 분들도 속여야 되는 거다. '실은 사이코패스가 아니었다'는 것이 대본상으로는 후루룩 재미있게 읽혔지만, 연기를 하려고 들어가 보니 제 캐릭터의 개연성과 안 맞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차라리 모은이는 가만히 있는데, 다수가 모은이를 오해하고 멋대로 생각하는 방향이 더 맞지 않을까 싶었고, 모은이 가만히 있는데 오해를 받게 하기 위해서 사이코패스가 감정을 모르고 공감을 못하는 유형이다 보니, 나중에 전사가 나오고 완전히 감정이 고장난 사람이라고 가면 어떻겠느냐 싶기도 했다. 감정적 거세를 당해버린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사가 확실히 드러나야 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고, 그렇게 접근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소 어려운 작품이었지만, 그럼에도 "하길 잘했다"는 생각만 든다는 김고은이다. 그는 "모은의 방향성을 잡고 나서, 감독님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얘기를 잘 했던 부분이었다. 그래서 결국엔 하기를 너무 잘했다고 생각한 순간만 있었다. '은중과 상연'에서는 제가 주야장천 나오고 현장에 거의 매일 있었는데, '자백의 대가'는 도연 선배님이 은중 롤처럼 현장에 계속 계시고, 저는 어쩌다 한 번 선배님 만나러 갈 생각하면 설레고, 선배님은 회차가 많고 액션도 많고, 비도 맞고 그러시니 체력적으로 지쳐있으실 것 같아서 저는 촬영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생각으로 신나서 가는 작품이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자백의 대가'는 남편을 죽인 용의자로 몰린 '윤수'와 마녀로 불리는 의문의 인물 '모은', 비밀 많은 두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5일 공개 이후 2,200,000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2위에 등극했다. 또한 대한민국을 포함해,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 총 9개 국가에서 TOP 10 리스트에 올랐다. 김고은은 극중 감정이 부서진 인물 모은을 연기하며 파격적인 열연과 압도적 화면 장악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