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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손흥민을 위한 헌정 다큐멘터리 공개...쏘니의 진심 "선택지 많았다, 토트넘으로 다른 EPL 팀 상대하고 싶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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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감동, 그 자체였다.

왜 손흥민의 토트넘의 레전드인지, 그가 얼마나 토트넘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는 다큐멘터리였다. 토트넘은 17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헌정 다큐멘터리 '손흥민의 홈커밍, 토트넘의 오리지널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다.

14분 분량의 영상에는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남긴 발자취와 함께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UEL) 우승 순간, 그리고 8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과의 친선전까지 그의 마지막 여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 속 손흥민은 토트넘 주장으로 들어 올린, 자신의 커리어 첫 우승이었던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떠올리며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항상 뭔가 하나가 빠져 있는 느낌이었다. 완벽해 보이는데도 말이다. 마지막 조각이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하지만 마침내 그 마지막 조각을 찾았다.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 중 하나였다"며 "팀 동료들이 정말 자랑스러웠다. 나는 쉬는 시간에도 축구 생각을 하는 사람인데 그날만큼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기쁨을 즐겼다"고 말했다.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경기였던 뉴캐슬과의 친선전을 앞둔 심경도 전했다. 그는 "오늘이 한국에서 마지막 날이자,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날이다"며 먹먹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토트넘에 대한 애정도 분명히 했다. "나는 다른 프리미어리그 팀으로 이적하고 싶지 않다. 이 클럽을 정말 존중한다. 토트넘을 상대로 다시 뛰고 싶지 않다. 나는 오직 토트넘을 위해서만 뛰고 싶다"고 했다.

동료들과의 작별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손흥민은 뉴캐슬전을 앞두고 선수단에 직접 이별 소식을 전했다. 파페 사르, 아치 그레이 등 어린 선수들은 그의 결정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손흥민이 사르를 '리틀 쏘니'라 부르며 끌어안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그는 동료 한명, 한명과 포옹하며 작별 인사를 나눴다.

손흥민은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저를 영원히 토트넘 선수로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는 말을 남기며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손흥민은 10일 다시 영국 런던을 찾았다. 작별 인사를 위해서였다. 뉴캐슬전을 앞두고 작별을 고한 손흥민은 여러차례 토트넘 홈구장을 방문해 팽들에게 정식으로 인사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낸 바 있다. 슬라비아 프라하(체코)와의 2025~202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6차전에서 손흥민의 바람이 이루어졌다.

말끔한 회색 코트를 차려입은 손흥민은 먼저 경기장 앞 하이로드 일대 건물에 새겨진 손흥민 기념 벽화와 마주했다. 자신의 전매특허 '찰칵 세리머니'와 태극기를 허리에 두르고 우승 트로피를 높이 들어올리는 역사적인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샷이 새겨진 벽화 앞에서 '찰칵' 세리머니 포즈를 취했다. 그는 "특별한 기분이다. 벽화에 있을 건 다 있다. 이 유산이 절대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스퍼스와 함께하길 바란다"고 소감을 남겼다. 벽화 우측 하단에 직접 사인까지 했다.

토트넘 역사상 홈구장 근처에 벽화로 '박제'된 레전드는 레들리 킹,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손흥민 세 명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에서 토트넘 비유스, 비잉글랜드 선수는 손흥민뿐이다.

경기장에 들어선 손흥민은 입장을 준비하는 '현 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 '금쪽이 공격수' 히샬리송, 수문장 굴리엘모 비카리오, '절친' 벤 데이비스, 그리고 장기 부상 중 손흥민을 만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 등 정든 동료들과 포옹, 인사를 나누며 재회를 즐겼다. 토트넘 구단이 준비한 엠블럼 모양의 황금 기념패를 선물로 받은 손흥민은 경기 시작을 앞두고 마이크를 잡고 홈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남겼다.

"좋은 저녁, 저 쏘니입니다. 여러분 저 잊지 않으셨죠? 이곳에서 놀라운 10년을 보낼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항상 토트넘인으로 남고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이곳은 언제나 나의 집일 것이고, 절대 잊지 않을 겁니다. 여러분도 나와 함께 해주면 좋겠고, LA에 놀러오면 기쁘게 맞이하겠습니다. 자주 봤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일제히 기립해 손흥민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손흥민의 눈시울은 어느 새인가 붉어졌다.

손흥민은 이후 자신의 SNS에 '어젯밤 이곳에 돌아와 여러분들과 함께하는 것은 내가 여름에 팀을 떠난 이후 가장 하고 싶었던 일 중 하나'라며 '모든 일들이 너무 빨리 자나가다보니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하지 못했다. 어제 돌아올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지금이면 여러분들이 나에게 이 클럽이 얼마나 특별한지, 내가 선수가 되기까지 무엇을 했는지 알 것'이라며 '이 사실은 영원히 나와 함께할 것이다. 모두 곧 다시 만나길 바란다'고 했다.

토트넘은 벽화에 이어 다큐멘터리까지 제작하며, 손흥민을 명실상부 레전드로 대우를 확실히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