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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휴대전화' PCS 018 만든 정용문 한솔PCS 사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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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삼성전자 정보통신 부문 대표에 이어 한솔 PCS 사장을 지내며 한국 정보통신 분야 발전을 이끈 정용문(鄭溶文) 씨가 23일 오전 1시35분께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91세.
서울(왕십리)에서 태어난 고인은 성동공고, 서울대 공대 전자과를 졸업한 뒤 서울중앙방송(KBS) 연희송신소 담당 엔지니어로 들어갔다. 1961년 5·16 당시 남산 방송국에서 박종세 아나운서가 군인들의 요구로 혁명 공약을 방송했을 때 연희송신소 담당 근무자였다. 당시 박 아나운서는 서울대 사대 선배인 김종필(1926∼2018) 중령에게 "이곳 남산 KBS 방송국만 접수했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다. 이곳은 연주소이고 방송이 발사되는 곳은 연희송신소라는 곳이다. 그곳에서 자키(콘센트) 하나를 빼든가 스위치를 내리면 방송은 되지 않는다. 그곳을 빨리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인은 안면이 있는 박 아나운서의 목소리라는 걸 확인하고 전원을 끄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동양방송(TBC) 기술국으로 옮겼다가 1973년 삼성전자 개발실장으로 발탁됐다. 1982년 삼성전자 공장장일 때는 '이코노 TV' 수출에 앞장섰다. 1989년 삼성전자 정보통신 부문 대표이사를 거쳐 1992년 삼성종합기술원장을 지냈다. 삼성전자 정보통신 부문 대표 시절 국내 정보통신 업계에서 처음으로 연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사위 채인택 전 중앙일보 기자는 "정부가 주도한 TDX 교환기 개발 사업에 참여하면서 삼성전자의 정보통신 분야를 크게 발전시켰다"며 "삼성종합기술원에 계실 때는 러시아의 레이저 기초기술을 들여와 산업에 응용하는 연구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1996년 한솔정보통신 사업단장을 거쳐 한솔 PCS 사장이 됐다. 초창기 휴대전화인 PCS 사업자로 한솔정보통신이 선정되면서 PCS의 대표주자로 주가를 올렸다.
2006년 서울대와 한국공학한림원이 선정한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에 선정됐다. 대한전자공학회 기술상, 한국통신학회 정보통신대상을 받았다. 1997년 '최고령 번지점프'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저서 '기술보급을 후손에게', '고목에 피는 꽃'을 남겼다.
유족은 정지원(전 중앙M&B 근무)·정인상(동국 근무)·정인욱(삼성전자 근무)씨와 사위 채인택(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씨 등이 있다. 빈소는 일산백병원 장례식장 3호실, 발인 25일 오전 5시30분, 장지 분당 메모리얼파크. ☎ 031-902-4444

chungwon@yna.co.kr

※ 부고 게재 문의는 팩스 02-398-3111, 전화 02-398-3000, 카톡 okjebo, 이메일 jebo@yna.co.kr(확인용 유족 연락처 필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