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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예진 씨보다 상 더 받고 싶었냐고요?"…현빈이 마주한 '청룡'의 무게(청룡 수상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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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조각 같은 비주얼로 설렘을 안겨주던 배우 현빈(43)이 사랑하는 한 여자의 남편이자,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연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그는 영화 '하얼빈'(감독 우민호)에서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장군을 깊이 있게 그려내며, 491만 관객의 마음에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다. 그 노력은 곧 수상의 영예로 돌아왔다. 지난해 11월 19일 열린 제46회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생애 첫 청룡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또 아내인 배우 손예진과 함께 청정원 인기스타상 트로피도 거머쥐며 각각 2관왕에 올라, 잊을 수 없는 감동의 순간을 만끽하기도 했다.

현빈은 남우주연상 부문에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마자, 전혀 수상을 예상하지 못한 듯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잠시 숨을 고른 뒤 무대 위에 오른 그는 진정성 가득한 수상소감을 전하며 객석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수상의 기쁨을 간직한 채 스포츠조선과 만난 현빈은 "수상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사실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은 모든 배우들이 꿈꾸는 상이지 않나. 뭔가 얼떨떨했다가도 그날은 잘 모르고 지나갔던 것 같다. 그러고 나서 그다음 날 다다음날 조금씩 상을 받았다는 게 실감이 났고, 오늘 또 트로피에 이름이 새겨진 걸 보니 확 와닿는다"며 환하게 웃었다.

데뷔 22년 만에 품에 안은 첫 청룡트로피인 만큼 감회도 남달랐다. 현빈은 "나중에 모니터링을 했는데 계속 제가 가슴을 치고 있더라. (황)정민 선배한테 호명됐을 때, 그리고 그 이후로도 심장이 터져나갈 것 같아서 계속 집어넣었다(웃음). 또 제가 받았을 때보다 와이프가 받았을 때 더 기뻤다. 저도 아내도, 결혼하고 처음 촬영한 영화로 수상을 하게 되어 더욱 의미가 깊었다"고 전했다.

손예진과는 부부 동반 남녀주연상을 비롯해 청정원 인기스타상까지 수상하며 청룡의 새로운 페이지를 장식했다. 현빈은 "인기스타상은 팬 분들과 네티즌 분들이 투표를 해주셔서 받는 상이라, 시상식 전날에도 결과를 알 수 있지 않나. 그걸 알고 시상식장에 가면서도 '트로피를 제 손에 쥐어주시려고, 얼마나 많은 분들이 밤낮으로 투표를 해주셨을까'라는 생각에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인사를 전했다.

또 가족의 겹경사인 만큼, 손예진과 수상 후 주고받은 축하 인사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현빈은 "시상식 끝나고 와이프는 '어쩔수가없다' 팀과, 저는 '하얼빈' 팀과 뒤풀이 자리가 있었다. 수상 당일에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서로 축하 인사를 나눴다. 저희는 청룡 역사상 최초로 이런 사례를 만들었다는 거에 기쁘고 영광이었다"며 "보통 집에서는 일 이야기보단 아이 이야기 위주로 하게 된다. 아무래도 같은 직업군이다 보니, 더 잘 알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만약 저희가 다른 분야에서 일을 했다면, 개인적인 생각을 더 편하게 이야기했을 것 같다. 그래도 와이프가 대본을 맞춰달라고 하면 맞춰주곤 한다(웃음)"고 말했다. 이어 손예진과 영화 '협상',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이어 또 한 번 연기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와이프는 생각이 열려 있는 것 같은데, 저 역시 그렇다. 부부로 나오는 뭔가의 스토리가 있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아직은 잘 모르겠다"며 민망한 듯 미소를 지었다.

특히 현빈은 레드카펫 당시 "손예진과 주연상을 딱 한 명만 탈 수 있다면 누가 탔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제가 타겠다"고 솔직하게 답해 웃음을 안겼다. 이에 그는 "너무 받고 싶었던 상이어서 그렇게 답했다(웃음). 물론 농담 반, 진담 반이었지만 와이프는 이미 수상한 적이 있어서 반반 섞어 답을 한 거다. 또 '와이프가 받았으면 좋겠다'고 하면 너무 뻔하지 않겠나"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현빈에게 '하얼빈'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몽골, 라트비아, 대한민국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고, 영하 40도에 달하는 매서운 강추위 속에서도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현빈은 "감독님과 스태프들, 동료 배우들 덕분에 상을 받을 수 있었다. 사실 촬영 당시에는 제 거만 챙기기에도 버거웠다. 저 말고도 (박)정민이도 실존 인물을 연기해서 부담감을 분명히 느꼈을 건데, 못 알아준 것 같아 미안하더라. 저는 촬영 현장에서 많은 분들께 큰 의지를 했던 것 같다. 서로를 동지라고 불렀는데, 감독님한테는 '우동지', 홍경표 촬영감독님한텐 '홍동지'라고 부를 정도로 끈끈했다"고 진한 우애를 자랑했다.

이어 안중근 장군을 연기하면서 겪었던 고충과 어려움도 털어놨다. 현빈은 "그동안 많이 다뤄졌던 소재이고 인물이지 않나. 저를 통해 이 인물의 다른 지점을 보여드리고 인정받을 수 있다면 기분이 좋을 것 같았다. 정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로 임했는데, 이 작품은 유독 몇 배로 더 크게 느껴졌다. 앞으로 또 이 정도로 진심을 다해 연기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만큼 저 스스로에게도 힘든 작업이었고, 무게감과 책임감이 컸다"고 밝혔다.

아울러 영화에서 안중근 장군의 충직한 동지 우덕순을 연기한 박정민은 현빈이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먼저 다가가 포옹을 청하며 훈훈함을 더했다. 이에 현빈은 "영상을 보고 나서 너무 미안했다. 경황이 없어 전혀 느끼지 못했는데, '정민이가 나를 뒤에서 저렇게 많이 쳤구나' 싶었다(웃음)"며 "이럴 줄 알았으면, 가장 먼저 정민이를 안아줄 걸 그랬다"고 털어놨다.

'하얼빈'과 함께 찾아와 준 소중한 아들을 향한 각별한 애정도 드러냈다. 현빈은 "'하얼빈' 고사 다음날 아이가 태어났다"며 "당시 몽골 촬영 때문에 부득이하게 와이프와 아이랑 같이 못 있어 준 거에 대한 미안함이 컸다. 나중에 아이가 크면, '아버지가 너 이렇게 세상에 나올 때 이런 영화에서 이런 인물을 연기하고 있었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근데 청룡영화상에서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니까, 더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아빠가 됐다. 또 아이 역시 알아야 할 우리나라의 역사이기도 하니까, 여러모로 굉장히 좋은 것 같다"고 뿌듯함을 표했다. 또 아이에게 수상 축하를 받았는지 묻자, 현빈은 "아들이 '아빠 축하해요'라는 이야기를 하더라(웃음). 제가 봤을 땐 누군가 시킨 게 아닌가 싶은데, 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빈은 우민호 감독과 '하얼빈'에 이어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로 재회했다. 그는 "가장 달라진 건 감독님도 그렇고 저도 현장이 즐거워졌다. '하얼빈' 때는 작품에 참여한 모든 분들이 압박감과 부담감을 느끼셨을 거다. 그중에서도 감독님이 어느 누구보다 큰 부담감을 안고 계셨을 것 같다. 이제 거기에서 벗어나 가상의 이야기와 가상의 캐릭터들을 가지고 만드는 작업을 하시다 보니, 더 재밌어하시고 신나 하시더라. 저한테도 중간에 한 번씩 '우리 이제 마음껏 놀아도 되겠어'라고 말씀하신다"며 "'하얼빈' 때도 좋았지만, '메이드 인 코리아' 때는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고, 신뢰가 쌓여 있는 상태에서 작업해서 훨씬 더 좋았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