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우리나라에서 지나간 '전성기'나 '황금기' 등의 의미로 '리즈 시절'(Leeds days)이라는 표현이 흔하게 쓰인다.
다만, 이 표현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스타의 이적과 한국 축구 팬들의 온라인 문화가 맞물리면서 생겨났다는 것은 모르는 이가 적지 않다.
영국 방송 BBC는 1일(현지시간) '축구 스타의 이적이 어떻게 한국어 표현을 만들어냈나'라는 제목으로 '리즈 시절'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리즈 시절'이라는 표현의 출발은 2000년대 중반이다.
잉글랜드 국가대표도 지낸 미드필더 앨런 스미스가 2004년 여름 리즈 유나이티드를 떠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로 이적한다.
BBC는 "스미스가 자신의 이적이 수천 ㎞ 떨어진 한국에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언어적 현상을 촉발하게 될 줄은 전혀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스미스가 맨유 이적 후 리즈에서 뛸 때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자 한국 축구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스미스를 언급할 때 '리즈 시절'이라는 표현이 따라붙기 시작한 것이다.
이 때는 스미스보다 1년 뒤인 2005년에 한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이 맨유에 입단하면서 국내에서 잉글랜드 프로축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던 때이기도 해 '리즈 시절'이라는 표현은 급속도로 확산했다.
BBC는 "'리즈 시절'이라는 말은 이제 약 5천200만명의 한국 국민들에게는 일상적인 표현이 됐다"면서 "정작 그들 중 상당수는 리즈라는 도시나, 그 선수를 들어본 적조차 없는 듯하지만 말이다"라고 했다.
리즈대학교 한국어 강사인 쉬치어 박사는 '리즈 시절'의 의미는 시간이 지나며 진화했다고 말한다.
그는 BBC에 "처음에는 '지나간 시절'이라는 의미로 쓰였지만, 지금은 개인의 젊은 시절, 전성기, 혹은 슈퍼스타나 가수·사업가의 인기나 부의 정점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시절'(days)을 생략하고 단순히 '리즈'(Leeds)라고만 쓰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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