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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ML 1선발 명성 되찾나…"류현진 던져야 어떤 공인지 안다" 美 감탄했던 투구 왜 기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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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류현진이 던져야 어떤 공인지 알 수 있다."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토론토 블루제이스 에이스로 활약하던 2021년 시즌. 찰리 몬토요 전 토론토 감독이 남겼던 극찬이다.

몬토요 전 감독은 류현진이 등판한 날이면 "류현진은 계속해서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타자들의 밸런스를 무너뜨렸다. 타자들은 타석에서 어떤 구종이 들어올지, 다음 공이 뭘지 예상할 수가 없다. 류현진이 던져야 어떤 공인지 알 수 있다"며 감탄하곤 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기준으로 삼으면 구속이 빠른 편은 아니었다. 대신 정교한 제구와 노련한 변화구 구사력을 바탕으로 자유자재로 강약을 조절하며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방망이를 무력화시켰다.

미국과 캐나다 언론은 류현진을 설명할 때면 '직구와 체인지업, 커터, 커브까지 4가지 구종을 스트라이크존 어디든 던질 수 있는 투수'라고 입을 모았다. 괜히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4년 8000만 달러(약 1166억원) 대우를 받으며 1선발을 맡았던 게 아니다.

어쩌면 올해 메이저리그 시절 류현진의 위력을 다시 확인할 수 있을 듯하다. 류현진은 오는 3월 열리는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이 유력한 상황이다.

류현진은 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WBC 대비 1차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대표팀과 함께 사이판으로 출국했다. 몸에 특별한 이상이 생기지 않는 한 류현진은 최종 엔트리까지 승선할 전망이다. 세대교체 과정에 있는 대표팀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베테랑이고, 핵심 전력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2024년 한화와 8년 170억원에 계약하고 국내로 복귀하면서 뜻밖의 변수와 마주했다. KBO리그가 ABS(자동볼판정시스템) 시스템을 도입한 것. 류현진은 스트라이크존 구석 구석을 찌르며 타자를 갖고 노는 스타일인데, ABS 시스템 속에서는 이 장점을 살리기가 쉽지 않았다.

물론 그럼에도 류현진은 2024년과 지난해 2시즌을 통틀어 9이닝당 볼넷 1.75개를 기록.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9명 가운데 1위에 올랐다.

대신 피안타율은 2할7푼7리로 같은 기간 리그 7위였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좋았던 시즌의 피안타율은 2할4푼을 넘지 않았다. LA 다저스 시절인 2018년 평균자책점 1.97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랐을 때 피안타율은 2할2푼1리였다. 이유는 복합적이겠으나 어쨌든 공이 몰릴수록 맞아 나갈 확률은 높아지는데, 일각에서는 "ABS의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관하는 WBC는 ABS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는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인간 심판이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한다. 류현진에게는 오히려 반가운 조건일 듯하다.

류현진은 한국이 준우승을 차지한 2009년 이후 17년 만에 WBC에 출전한다. 한국은 2013, 2017, 2023년까지 3연속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당해 올해는 반드시 성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큰 상황이다.

류현진은 라스트댄스를 즐길 준비가 됐다. 1987년생인 류현진은 올해 나이 39살이다. 잘해야 본전인 부담스러운 상황에도 그는 긍정적이다.

류현진은 "일단 나라를 대표하러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마음가짐이 무겁고, 그에 걸맞게 경기장에서 경기력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 (나이 30대 후반에 단 태극마크는) 자랑스럽다. 아직까지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에 그래도 자랑스럽다"며 마운드 위에서 여전한 경쟁력을 증명하겠다고 다짐했다.

류지현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같이 훈련을 하다 보면 아마 후배 선수들이 이 선수들(류현진, 노경은)이 이렇게 지금까지 최고의 기량을 펼치는지 아마 자연스럽게 느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고참으로서 솔선수범하는 모습도 중요하지만, 기량적으로도 준비가 잘돼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국제공항=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