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축구종가' 잉글랜드 FA컵 역사상 최대 이변이 터졌다.
디펜딩챔피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크리스털 팰리스가 아마추어인 6부 리그 매클즈필드FC에 덜미를 잡혔다. 팰리스는 10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매클즈필드의 리싱닷컴 스타디움에서 열린 매클즈필드와의 2025~2026시즌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64강전)에서 1대2로 패해 탈락했다.
팰리스는 지난 시즌 창단 120년 만에 처음으로 FA컵 우승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환희는 한 시즌 만에 최대 참사로 추락했다. 대이변을 연출한 매클즈필드는 현재 잉글랜드 내셔널리그 노스(National League North) 소속이다.
6부 리그 24개팀 중 14위다. EPL 13위인 팰리스와는 순위로 117계단 차이다. FA컵 역사상 '언더독'이 극복한 가장 큰 격차다. 프로가 아닌 '논리그'(Non-league) 팀이 지난 시즌 우승팀을 꺾은 건 1908~1909시즌 이후 117년 만이다.
매클즈필드는 주장 폴 도슨이 전반 43분 프리킥 상황에서 헤더로 선제골, 아이작 버클리-리케츠가 후반 16분 추가골을 터트렸다. 팰리스는 후반 45분 스페인 국가대표 예레미 피노가 프리킥으로 만회골을 터트렸지만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리싱닷컴 스타디움은 환희의 장으로 탈바꿈했다. 관중석의 팬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와 선제골과 함께 붕대 투혼을 펼친 도슨을 높이 들어 올리며 대이변을 만끽했다.
매클즈필드 선수들은 '풀타임 선수'들이 아니다. 파트타임 계약을 맺고 주 2~3회 팀 훈련을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한다. 팀내 최다 득점자 다니엘 앨리엇은 부동산 투자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수비수 루이스 펜섬은 체육관을 경영한다. 주장 도슨과 미드필더 루크 더피는 파트 타임 코치다. 수비수 샘 히스콧은 학교에서 일한다. 이 외 팟캐스터, 변호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다.
영국의 'BBC'는 '리그 순위 차이로만 보면, FA컵 역사상 가장 큰 이변이다. 하지만 경기력 면에서는 그 차이가 드러나지 않았다. 매클즈필드는 승리할 자격이 충분했다'고 설명했다. 팰리스는 9경기 연속 무승의 늪(3무6패)에 빠졌다.
매클즈필드는 맨유의 전설인 웨인 루니의 동생 존 루니 감독이 이끌고 있다. 그는 "선수들이 정말 훌륭했다. 이보다 더 자랑스러울 순 없다"며 "이건 정말 엄청난 이변이다.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다. 우리는 이길 자격이 있었다"고 감격해 했다.
그리고 "선수들은 개인 대결에서 우위를 점했고, 우리는 페널티박스를 잘 지켰다. 경기 전에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했던 말을 잘 실천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매클즈필드FC는 미지급 부채로 인해 2020년 전신 매클즈필드 타운이 해체된 후 재창단한 팀이다. 가장 낮은 리그 중 하나인 9부에서부터 다시 시작했고, 빠르게 6부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이번 시즌 6부에서 고전 중이다. 또 최근 경기 후 귀가 중 차량 사고로 사망한 21세 공격수 유안 매클라우드의 슬픔도 채 가시지 않았다.
'BBC'에서 이날 경기를 중계한 웨인 루니도 기뻐했다. 그는 "동생이 이런 성과를 이루는 걸 보니 정말 감격스럽다. 그가 감독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정말 자랑스럽다"고 미소지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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