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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비한 맨시티에 '10골' 두들겨 맞은 적장의 헛웃음…"이럴 줄은, 절로 겸손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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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굴욕'은 명장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 사전에 없다.

맨시티는 11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엑시터 시티(3부)와의 2025~2026시즌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64강) 홈 경기에서 10대1로 이기며 4라운드에 진출했다.

전반 12분 막스 알레인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로드리, 제이크 도일-헤이스(자책골), 잭 피츠워터(자책골), 리코 루이스(2골), 앙투안 세메뇨, 티자니 라인더르스, 니코 오리얼리, 라얀 맥아이두가 연속골을 터뜨렸다. 엑시터는 후반 45분 조지 버치가 한 골을 만회했다.

이는 1987년 2부 시절에 허더스필드를 10대1로 꺾은 이후 맨시티 최대 승리로, FA컵에선 1890~1891시즌 리버풀 스탠리를 12대0으로 제압한 후 최다골차 승리다. 1960년 토트넘 홋스퍼가 4라운드 재경기에서 크루를 13대2로 누른 뒤 1부팀이 FA컵에서 거둔 최다골차 승리다.

누적경고(3장)로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과르디올라 감독은 관중석에서 선수들이 9골차 쾌승을 따내는 모습을 지켜봤다. 감독대행을 맡은 펩 린더스 수석코치는 "오늘 선수들의 경기력이 전반적으로 뛰어났다. 팀 전체가 이렇게 잘하면 개인 기량을 발휘하기도 쉬워지는데, 앙투안 세메뇨는 팀에 잘 적응하고 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이적료 6500만파운드(약 1270억원)에 본머스에서 맨시티로 이적한 가나 출신 윙어 세메뇨는 이날 선발 명단에 포함돼 후반 4분 왼쪽 크로스로 루이스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한 데 이어 후반 9분 팀의 6번째 골을 직접 갈랐다.

세메뇨는 2011년 8월, '맨시티 레전드' 세르히오 아궤로 이후 맨시티 데뷔전에서 골과 도움을 동시에 기록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아궤로는 스완지시티를 상대로 기분좋은 출발을 선보인 뒤 전설적인 커리어를 쌓았다.

루이스는 "세메뇨가 얼마나 훌륭한 선수인지 모두가 알았기 때문에 오늘 활약은 놀랍지 않았다. 모든 팀이 그를 원했고, 그는 오늘 그 이유를 증명했다. 팀에 아주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점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세메뇨는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올 시즌 본머스에서 EPL 10골을 기록 중인 세메뇨는 라얀 셰르키의 패스를 받아 맨시티 데뷔골까지 꽂았다. 17세 맥아이두, 19세 버치도 홈팬 앞에서 골맛을 봤다.

맨시티 선수단의 시장가치(트랜스퍼마켓)은 12억7000만유로(약 2조1570억원), 엑시터는 720만유로(약 122억3000만원)로, 약 176배 차이가 난다. 엑시터 전체 선수단의 몸값은 세메뇨 이적료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게리 콜드웰 엑시터 감독은 "선발 라인업을 봤을 때, 이런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고백했다. 맨시티는 대폭 로테이션을 돌렸다. 우리 선수들은 처음 2~3분 동안 경기를 즐겼지만, 곧 엘링 홀란이 세계 최고의 9번 공격수라는 것을 깨달았다. 역대 최고의 감독은 승리를 하기 위해 어떤 팀을 구성해야하는지 보여줬다. 그들이 보여준 존중심은 정말 훌륭했다. 절로 겸손해지는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맨시티는 같은 EPL 클럽인 크리스탈 팰리스와 달리 하부리그팀에 패하는 굴욕을 면했다. 과거 이청용이 몸 담고 현재 일본 국대 가마다 다이치가 활약 중인 팰리스는 6부팀인 매클즈필드 원정에서 1대2 충격패했다. 현지 언론은 "117년만의 FA컵 대이변"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백승호가 선발로 뛴 버밍엄시티(2부)는 캠브리지 유나이티드(4부)를 3대2로 꺾고 32강 티켓을 거머쥐었고, 배준호(스토크시티)와 양민혁(코번트리 시티)의 코리안더비에선 배준호가 1대0으로 판전승을 거뒀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