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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장소 '실내 금연'이 자리 잡고 있는 듯하지만, 주거형 오피스텔 같은 공동주택은 사각지대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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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공동주택에서 복도·계단·엘리베이터·지하 주차장 등 공용 공간은 입주민 과반수 동의가 있을 경우 금연 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다만 발코니나 화장실 등 세대 내부 흡연에 대해서는 별도의 강제 규제가 없어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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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시 한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A씨는 6일 "아침마다 화장실 환풍구를 타고 올라오는 담배 냄새 때문에 머리가 깨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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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아파트에 사는 김모(38) 씨는 층간 흡연 문제로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거는 것이 일상이 됐다.
서울 성북구 대학가 빌라에서 자취하는 대학생 박모(23) 씨는 "원룸 특성상 화장실과 침대가 가까운데 밤마다 환풍구를 타고 담배 냄새가 방 안 가득 난다"며 "집주인에게 말해봐도 '누구인지 알 수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편히 쉬어야 할 자취방에 들어오면 담배 냄새가 진동해 차라리 학교 도서관에 늦게까지 머무는 게 마음이 편하다"고 토로했다.
서울 강남구 오피스텔에 사는 직장인 김모(28) 씨는 최근 사비를 들여 화장실 환풍기에 역류 방지 장치인 '댐퍼'를 설치했다. 주방 후드와 화장실에서 담배 냄새가 역류해 들어와 도저히 일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흡연자는 아무런 비용도 치르지 않고 집 안에서 편하게 담배를 피우는데, 피해자인 내가 왜 업체까지 불러 공사비를 부담하며 냄새를 피해 다녀야 하는지 회의감이 든다"고 호소했다.
경기도 고양시 오피스텔에 사는 최모(35) 씨는 "욕실 환풍구를 타고 담배 연기가 들어와 온종일 환풍기를 틀어놓고 있다"며 "하루에도 여러 차례 흡연 자제 안내방송이 나오고 엘리베이터 앞에도 금연 안내문이 붙어 있지만 담배 피우는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씨는 "부동산에서도 집 구할 때 오피스텔 담배 연기는 어쩔 수 없다며 댐퍼를 설치하라고 권유하던데 왜 내가 그래야 하는지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스레드에서도 아우성이 쏟아진다.
"가족 모두가 비흡연자인데 (층간 흡연) 피해가 너무 심해 내 돈을 들여 환풍구를 덮개형으로 바꿨다"(ho***), "욕실 천장을 뜯고 벽면 틈새를 직접 미장한 뒤에야 냄새가 사라졌다"(an***) 등의 글이 올라온다.
◇ "개미굴 배관에 연기 어디로든 퍼져"…제재 수단 없어
층간 흡연 문제는 공동주택의 구조적 특성에서 기인한다.
공동주택의 화장실 환풍기나 주방 후드는 공용 배기 통로인 '덕트'를 공유한다.
한 환기시스템 설비 관계자는 "공동주택은 배관이 개미굴처럼 연결되어 (담배) 연기나 냄새가 위아래 세대 어디로든 퍼질 수 있다"며 "이 때문에 흡연 세대를 단정하기 어려운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밤이나 새벽처럼 외부 공기 흐름이 약한 시간대에는 연기가 덕트 안에 머물다 역류하는 사례가 발생하기 쉽다. 이로 인해 흡연 세대와 직접 맞닿아 있지 않더라도 냄새 피해를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공동주택 내 흡연과 관련된 민원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 6월까지 접수된 공동주택 간접흡연 민원은 총 22만4천572건에 달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2만6천19건이었던 민원은 2021년 2만9천419건, 2022년 3만2천352건으로 늘었으며, 2023년에는 4만1천840건, 2024년에는 6만2천980건을 기록하는 등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법적으로 규제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
현행 공동주택관리법 제20조의2(간접흡연의 방지 등)에 따르면, 관리주체는 층간 흡연 중단을 권고하거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는 '권고' 수준에 불과하며, 입주민이 세대 내부 조사를 거부할 경우 실질적인 확인조차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법무법인 케이디앤파트너스 신영우 변호사는 "공동주택관리법에 입주자가 세대 내 흡연으로 다른 입주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공용 공간과 달리 발코니나 화장실 등 개인 세대 내부 공간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규제 조항이 없다"며 "이 조항 자체도 훈시적 성격에 불과해 실질적인 제재 수단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리주체가 흡연 중단을 권고할 수는 있지만 이를 따르지 않더라도 과태료나 불이익이 전혀 없어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산하 집합건물팀 정연채 변호사는 "피해자가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더라도 간접흡연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입증이 어렵고 소송 비용과 시간이 과다하게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층간 흡연 갈등은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2024년 8월 경기 이천에서는 흡연 문제로 이웃과 갈등을 빚던 40대 남성이 흉기로 협박한 혐의로 경찰에 검거됐다. 2022년 7월 전북 전주에서는 아파트 복도에서 층간 흡연 문제로 시비가 붙은 끝에 이웃에게 장검을 휘두른 40대 남성이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 "흡연의 자유, 타인에 피해 주지 않는 범위에서만 보호"
이에 입법적 보완과 함께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12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거주 세대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아파트 등 공동주택 내부를 금연 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금연 구역 지정 요건을 명확히 하고, 공동체 차원의 자정 작용을 법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다.
신 변호사는 "공동주택관리법을 개정해 관리주체의 중단 권고를 반복적으로 무시하거나 조사 자체를 거부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며 "관리규약 준칙을 구체화해 흡연 가능 시간이나 장소를 제한하거나 환기시설 설치 의무 등을 명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4년 헌법재판소는 혐연권이 흡연권보다 상위 기본권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흡연의 자유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만 보호된다"고 강조했다.
정 변호사는 "입주 시 간접흡연의 위해성과 이웃 배려에 대한 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며 "단지 내에 별도의 흡연 공간을 마련해 세대 내 흡연 유인을 줄이는 등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minjik@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