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불의의 사고로 올림픽 꿈을 접은 '스키 여제' 린지 본(42·미국)이 애절한 고백을 했다.
자신이 사고로 쓰러진 그날, 반려견 레오도 하늘로 떠났다고 했다. 본은 19일(이하 한국시각)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며칠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레오가 떠났다는 사실이 아직 실감 나지 않는다'며 '내가 추락한 날, 레오도 그랬다. 레오는 최근 폐암 진단을 받았고 심장이 더 버텨주지 못했다. 그는 고통스러웠고 몸은 더 이상 강한 정신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고 슬퍼했다.
그리고 '추락사고 다음 날 병원 침대에 누워 레오에 작별 인사를 했다.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 전방십자인대를 다쳤을 때도 내 곁을 지켜줬다. 소치올림픽을 볼 때는 소파에서 나를 안아주었다. 내가 낙담했을 때 나를 일으켰고, 지난 13년 동안 우린 많은 일을 함께 겪었다'고 추억했다.
본은 마지막으로 '그는 항상 나와 함께 있을 거다. 이제 레오가 더는 고통받지 않는다는 게 위안이 된다. 또 다른 레오는 없을 거다. 그는 늘 나의 첫사랑이다. 오늘 추가 수술을 받으러 간다. 눈을 감으면 그를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전해 팬들을 뭉클하게 했다.
본은 올림픽에서 총 3개의 메달을 따냈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활강 금메달, 슈퍼대회전에서 동메달, 2018년 평창 대회에선 활강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소치 대회는 부상으로 불참했다.
그는 2019년 부상으로 은퇴했다가 2024~2025시즌에 현역으로 복귀해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을 준비해 왔다. 그러나 대회 직전 왼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신음했다. 그래도 올림픽 출전을 강행했다.
하지만 새드엔딩이 기다리고 있었다. 본은 8일 이탈리아 코르티나의 토파네 알파인 스키센터에서 열린 여자 활강에서 13초 만에 쓰러졌다. 깃대에 부딪힌 뒤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추락한 후 설원 위를 뒹굴었다. 끝이었다. 본은 일어나지 못했고, 닥터 헬기로 긴급 이송됐다. 검사 결과, 왼쪽 다리 경골이 복합 골절됐다.
본은 코르티나 지역 병원 중환자실에서 1차 치료를 받은 뒤 트레비소 지역 대형 병원으로 옮겨졌다. 무려 4차례나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는 17일 자신의 X계정에 '일주일 넘게 내 발로 제대로 디뎌본 적이 없다. 경기 이후 병원 침대에 누워 꼼짝도 못 했다'며 '아직 설 순 없지만, 고국 땅을 밟으니 정말 기분이 좋다. 이탈리아에서 나를 잘 보살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본의 상태에 대해 "다리를 절단할 수도 있다"는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긴 재활기간이 필요하다. 직접 밝힌대로 그는 미국에서 추가 수술을 받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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