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과거 대한민국 대표팀을 지휘한 바 있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퀴라소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놨다.
퀴라소축구협회(FFK)는 23일(한국시각) 공식 채널을 통해 '아드보카트 감독이 대표팀 감독직에서 사임했다. 그는 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딸을 위해 가족에게 전념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나는 항상 가족이 축구보다 우선이라고 말해왔다. 이번 결정 역시 당연한 선택이다. 하지만 퀴라소와 그곳 사람들, 동료들을 매우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가 월드컵에 진출한 것은 내 커리어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선수들과 스태프, 그리고 우리를 믿어준 협회 관계자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아드보카트 감독의 오른팔이자 오랜 동료인 코르 포트도 함께 물러난다. 팀 닥터 카스페르 반 에이크 역시 아드보카트 감독의 가족을 돕기 위해 네덜란드로 돌아간다. 대신 기술 스태프의 나머지 구성원들은 팀에 잔류하기로 했다.
퀴라소축구협회는 '이 결정을 존중할 수 밖에 없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대표팀과 함께 역사를 썼고, 퀴라소는 항상 그에게 감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퀴라소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퀴라소는 2010년 네덜란드령 안틸레스 해체 이후, 2011년부터 독립 구성국 자격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에 처음으로 등록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쓴 거스 히딩크 감독이 부임한 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퀴라소는 지난해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이변을 연출했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 직행 티켓을 따냈다. 2차 예선에서 전승을 거둔데 이어, 최종예선에서도 자메이카, 트리니다드 토바고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인구가 15만명이 조금 넘는 퀴라소는 월드컵 역사상 최소 규모 국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사상 처음으로 본선 무대를 누비게 됐다. 퀴라소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나선 아이슬란드의 면적보다 작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이끌고 본선에 나선 아드보카트는 이번 월드컵에서 역대 최고령 사령탑이 될 것으로 보였지만, 뜻하지 않은 변수로 아쉽게 월드컵 본선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퀴라소축구협회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후임으로 프레드 뤼턴 감독을 선임했다. 뤼턴 감독은 과거 PSV에인트호번, 페예노르트, 샬케 등을 이끈 바 있다. 뤼턴은 "아트보가트 감독에게는 힘든 시기이며, 그와 그의 가족에게 힘을 전하고 싶다. 그의 뒤를 이어 일을 계속하게 된 것은 진정한 영광"이라며 "그와 스태프와 충분히 대화를 나눴고, 같은 노선을 이어갈 것이다. 퀴라소는 나로부터도 동일한 헌신과 책임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퀴라소는 북중미월드컵에서 독일, 코트디부아르, 에콰도르와 함께 E조에 속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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