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대한축구협회(KFA)가 야심 차게 꺼내든 '2026년 새로운 심판 정책'이 출발선부터 스텝이 꼬일 조짐이다. KFA는 23일 서울 종로구 HJ비지니스센터에서 심판정책발표회를 열고 프로심판 배정 방식을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경기 3~5일 전에 심판들에게 배정 통보를 하던 것을 2주로 앞당겼다. 사전 통보를 통해 심판들이 경기를 원활히 준비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기존 심판위원회가 확정했던 배정 권한도 1차 전산 배정 이후 심판운영팀(사무국) 최종 확정 방식으로 개편됐다. KFA는 28일 문을 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6' 개막전부터 곧바로 변경된 배정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KFA의 새로운 '2주 전 배정 규칙'을 따르려면, 개막을 2주 앞둔 지난 14일쯤 심판에게 배정 통보가 전달되었어야 한다. 하지만 개막을 나흘 앞둔 24일 오전까지 심판들에게 따로 배정 통보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프로심판은 "정책발표를 앞두고 경기 2주 전 전산 배정으로 바뀐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당장 내일모레 개막을 하는데 깜깜무소식이다. 심판들은 어느 경기를 배정받을지 몰라 발만 동동거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책발표회 이후 배정을 하는 건 타이밍상 너무 늦다. 24일에 배정 통보가 전달되더라도 '벼락 통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현장에선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늦은 통보'보단 '전산 배정'의 성공적인 안착에 대한 의심의 목소리도 나온다. K리그1 주심이 12명에 그칠 정도로 프로심판수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전산으로 심판 배정을 하기엔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우려다. 국제심판의 국제대회 출전, 오심에 의한 출전정지, 심판위원회 자체 징계, 부상, 심판 출신 지역 미배정 원칙 등은 심판 배정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사실상의 백지상태인 1~2라운드까진 전산 배정이 원활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지만, 시즌 중반에 돌입하면 '불가능한 미션'이 될 것이라고 복수의 프로심판은 입을 모았다. 과거에도 전산 배정을 시도했다가 결국은 '사람의 손'이 개입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용수 KFA 부회장은 "현재 전산화 프로그램이 우리가 원하는 수준에 이르진 못했다"라고 말했다. KFA는 2027년 인공지능(AI) 자동화배정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때까진 결국 '심판 출신' 심판위원회 멤버들이 배정에 관여하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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