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쉴 새 없는 폭격에서 벗어나려는 이란인들이 몰려들던 국경 검문소의 통행이 한동안 차질을 빚었다.
연합뉴스는 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동쪽 끝의 카프쾨이 국경을 이틀째 찾았지만, 수백명이 쏟아져 나온 전날과 달리 이날은 한동안 이란 국적의 입국자를 만나지 못했다.
고지대 협곡을 할퀴는 칼바람을 수시간씩 견디며 자리를 지킨 내외신 취재진은 이따금 관문을 뚫고 나온 제3국 출신 피란민들의 조각난 설명을 꿰맞추며 국경 건너 이란 방면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짐작해볼 따름이었다.
낮 12시 반쯤 입국한 튀르키예 국적 여성 데니즈 누르친은 "이란 쪽에 최소 500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 같다"며 "경찰한테 물어봤더니 '전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설명 뿐이었다"고 전했다.
누르친은 "외국인들만 골라서 종이에 수기로 인적사항 같은 것을 적어두고는 보내주는 식이었다"며 출입국 절차가 늘어진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튀르키예에서 출국 도장을 받았는데도 이란 쪽에서 일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되돌아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이란에서 공장을 운영한다는 한 중년의 튀르키예 남성은 "이틀 전에 가족들을 데리고 귀국했고, 다시 본사가 있는 테헤란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길이 막힌 것 같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한 사설버스 기사는 "어제 밤 12시까지 이란인들을 계속 실어 날랐는데, 오늘 새벽 1시께부터 이동이 뚝 끊겼고, 아직까지 이란 사람을 한 명도 못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 들어 이란에서 튀르키예 영공을 향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격추됐다는 다소 의외의 소식이 전해졌지만 튀르키예 쪽 군인과 공무원들은 담담했다. 국경은 차단되지도, 완전히 뚫리지도 않은 상태가 이어졌다.
해가 산 뒤로 저물 때쯤 '이란 쪽 시스템이 복구됐다'는 소문이 돌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란 국적자들이 삼삼오오 여행가방을 들고 모습을 나타냈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한 젊은 남성은 이란에 가족을 보러 잠깐 들렀다가 일자리가 있는 말레이시아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그는 이란이 튀르키예로 미사일을 쐈다는 소식에 "그럴 리가 없지 않나"라며 "다른 이웃나라 이스라엘이라면 몰라도, 이란은 아제르바이잔이나 튀르키예 등이랑은 싸울 일이 없을텐데"라며 고개를 갸웃했다.
북서부 타브리즈에서 왔다는 바흐만은 "시스템 문제가 한참 해결되지 않아 이란 쪽에 1천500명 정도가 기다리고 있다"며 "내일은 상황이 더 심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오랫동안 이란인 입국자를 기다려온 취재진 수십명이 한꺼번에 자신을 에워싸자 감정이 북받친듯 "전쟁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며 자신의 생각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바흐만은 "중동의 유일한 호전적 국가 이스라엘은 핵무기를 가졌는데, 우리는 왜 안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이스라엘은 우리 최고지도자를 죽인 이들이고, 지도자가 죽은 이후에도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이란 내 반정부시위 유혈 진압 사태에 대해서도 "개혁과 변화를 바라는 이들은 극소수이고,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고 깎아내리는가 하면 "트럼프는 미친 사람일 뿐이고, 이란에 남은 사람들에게 신이 인내심을 허락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지는 이란인들도 핵협상 도중에 공격을 감행한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해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히잡을 쓴 타브리즈 출신의 중년 여성은 "우리는 우리나라를 사랑하고, 모든 일에 대해 각오가 돼 있다"며 "이스라엘에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어린 두 딸을 키프로스의 학교로 돌려보내기 위해 동행하는 것일 뿐 이란에서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며 "미국이든, 이스라엘이든 자신들의 잇속을 위해 싸우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전쟁통에 귀국 비행기편을 찾지 못한 이란 국가대표 농구팀이 전세버스를 타고 검문소에 도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선수나 코치진은 함구령이 내려진 듯 쏟아지는 질문에 대꾸하지 않고 곧장 출국장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기자가 쫓아가 '시합에서 이겼나'라는 물음을 던지자 키가 2m쯤 돼 보이는 한 선수가 뒤를 돌아보더니 "졌다"며 잠깐 웃어 보였다.
이란 대표팀은 지난달 27일 레바논에서 열린 2027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경기에서 요르단에 패배했고, FIBA는 미국의 이란을 공격한 이후 남은 경기 일정을 모두 중단한 상태다.
몇분 뒤 등장한 전세버스에서 내린 한 젊은 여성은 무심코 '우리는 비행기 승무원'이라고 내뱉었다가 옆 동료의 주의를 받고는 입을 다물었다. 이들이 끌고 가는 소형 가방에는 최근 운항을 멈춘 이란 '마한항공' 로고가 박혀 있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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